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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큰 석유公? 검찰 수사중에도 ‘하베스트’에 1900억 대출
이달 대출금 1316억원 지급…1조307억원 한도 대출보증도
검찰, 부실인수 검은고리 주목



캐나다 에너지업체 하베스트사(社) 부실 인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석유공사가 최근 하베스트에 19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대출해주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베스트는 현재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비판이 거세질 전망이다.

석유공사의 하베스트 인수 과정에서의 ‘검은 고리’를 수사중인 검찰도 이 부분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21일 본지가 확인한 하베스트 분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석유공사 이사회는 지난 3월 중순께 하베스트에 총 1억7100만달러(약 1875억원)를 빌려주는 내용의 대출계획안을 승인했다.

석유공사는 지난달 초 하베스트와 대출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중순 대출금 중 1억2000만달러(약 1316억원)를 하베스트 측에 지급했다.

뿐만 아니라 석유공사는 하베스트가 채권단으로부터 2017년 4월까지 9억4000만달러(약 1조307억원) 한도 내에서 계속 대출 가능하도록 한 한도대출(RCF) 계약에 대해 보증을 서주기로 했다.

석유공사가 2009년 10월 인수한 하베스트는 국제 석유시장 불황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최근 3년 간 4000억~7000억원에 달하는 연간 순손실을 본 데 이어, 올 1분기엔 2억2350만캐나다달러(약 200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급기야 올 초에는 전체 인력 16%인 105명을 해고하고, 최근 완공된 블랙골드 오일샌드 광구 생산시기를 늦추는 등 급격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하베스트 측의 요구로 함께 인수한 정유부문 자회사 날(NARL)의 경우 경영실적 악화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해 인수가격 3%도 안 되는 338억원에 매각했다.

석유공사가 ‘끼워팔기’로 입은 손실액은 1조9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감사원은 지난 1월 그 책임을 물어 강영원(64) 전 사장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석유공사 부실 인수 의혹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지난 12일 석유공사 본사와 강영원(64) 전 사장 자택, 인수 자문사였던 메릴린치 서울지점을 압수수색하고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강 전 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날은 탐사ㆍ개발ㆍ생산업체가 아닌 정유업체여서 석유공사가 관심을 가질 만한 영역이 아니었다”면서 “사실관계 확인 후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법적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석유공사 인수ㆍ합병(M&A) 자문사였던 메릴린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메릴린치가 날 인수 자문 때 하베스트가 제공한 수치를 실사 없이 그대로 인용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인수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아들 형찬 씨가 메릴린치 서울지점에서 상무로 근무해, 정권과의 ‘검은 고리’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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