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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新라이벌전, 팬들 뒤집어진다
만날때마다 피말리는 승부
전력만으론 전혀 예측불허
‘엘넥라시코’라 불리는 LG-넥센
롯데-KIA 영호남라이벌 재현
믿기지않는 역전 ‘롯데시네마’…
김성근 인연 SK-한화도 안밀려
SK대전서 당한수모 인천서 갚아



라이벌전이 ‘평범한 대결’보다 재미있는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스포츠는 스타와 라이벌전이 있어 더욱 흥미롭다.

2015 프로야구는 그 어느 해보다 다양한 라이벌구도가 형성돼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과거 전자라이벌 ‘삼성-LG’, 영호남 라이벌 ‘롯데-해태(현 KIA)’, 통신라이벌 ‘LG-SK-KT‘ 등은 팀의 모기업이나 연고지 등에 따라 언론이 명명한 공산품 라이벌전 같다. 

팬들이 전율을 느끼고, 패배에 땅을 치는 라이벌전은 이제 이런게 아니다.

만날 때마다 피를 말리고, 누가 이길지 도무지 알 수가 없고, 객관적인 전력과 달리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는 진정한 라이벌전에 매료된다. 매년 어린이날 잠실에서 맞붙는 LG-두산의 ‘한지붕 두가족’ 대결은 이제 클래식한 느낌마저 든다. 2000년대들어 두산이 상위권을 달리고 LG가 하위권에 처지면서 김이 빠진 느낌도 있다.

수년간 가장 호각지세의 혈전을 벌인 라이벌전은 LG와 넥센의 ‘엘넥라시코’를 꼽을 수 있다.

넥센이 막강 타선을 앞세워 타 팀을 압도할 때도 LG를 만나면 연장전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LG가 승리를 코 앞에 둔 상황에서도 넥센의 끈질긴 뒤집기가 나오는 일도 다반사다. 이때문에 팬들은 스페인프로축구의 숙적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전 ‘엘 클라시코’에 빗대 ‘엘넥라시코’라고 명명했다. 올시즌에도 넥센이 상위권, LG가 9위에 처져 있는 상황이지만 만나기만 하면 접전이다. 19일 경기에서도 LG와 넥센은 난타전을 벌였고, 넥센이 힘겹게 승리했다.

롯데와 KIA의 대결도 ‘신라이벌전’에 포함시킬 만하다.

LG를 포함해 ‘엘롯기 동맹’으로 불리던 암흑기도 있었다. 하지만 KIA가 2009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하고 롯데가 2013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LG가 2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면서 동맹은 자연스럽게 해체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엔 롯데와 KIA가 유례없는 혈전을 펼치면서 ‘영호남 라이벌시대’를 재현하는 느낌이다. 특히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첫 맞대결에서 KIA가 롯데의 허약한 불펜을 공략하면 3경기 모두 혈전을 치렀고, 19일 경기에서는 KIA가 3-0으로 앞서다 3-6으로 대역전패를 하면서 양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워낙 어처구니없는 역전패와, 믿기지않는 역전승을 자주 거둔 롯데는 ‘롯데시네마’라는 별명을 얻기에 이르렀다.

전력상 전혀 라이벌이 될 수 없어 보였던 SK와 한화는 김성근 감독이라는 매개체로 인해 ‘야신의 전, 현 팀간의 라이벌’로 묶였다.

김 감독 재임시절 한국시리즈를 3회 차지했던 SK는 삼성 두산과 3강으로 자리잡은 신흥명문팀. 그러나 김 감독이 떠난 뒤 다소 부진한 시기를 겪었고, 올시즌 김용희 감독을 영입하며 전력을 정비해 다시 강팀의 면모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김성근 감독이 부임한 ‘만년 하위팀’ 한화가 가장 끈적끈적한 팀으로 변모하면서 SK에 일격을 날렸다. 김 감독은 지난달 홈에서 SK를 맞아 3연전을 싹쓸이하며 깜짝 스윕을 달성했다. 시즌 초반 ‘매 경기를 한국시리즈처럼 치른다’는 논란 속에서도 중상위권으로 올라선 한화가 예상을 깨고 SK를 누른 것. 대전구장은 광란의 도가니로 변했다.

절치부심한 SK는 19일 홈에서 열린 한화와의 시즌 두번째 3연전 첫 경기에서 밴와트의 호투에 힙입어 1승을 거두며 대전의 아픔을 일부 돌려줬다. 하지만 한화도 실책에 덜미를 잡혀 패했지만 9회까지 SK의 불펜을 괴롭히며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이길 수만 있다면 라이벌전은 흥행에 팬심확보에 매우 훌륭한 무대다. 선수들 역시 라이벌전에서 한방을 터뜨리면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기에 더 없이 효과적이다. 졌을 때의 고통이 두배라는 점은 차치하고.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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