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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단커닝 논란 서울대, 이번엔 축제서 ‘성희롱’ 의혹
[헤럴드 경제=서지혜 기자]서울대가 시끄럽다. 중간고사 기간에는 학생들이 집단으로 커닝을 해 지성의 요람을 흔들더니 이번 봄 대동제에서는 사회를 보기 위해 무대에 선 학생이 성희롱과 성적소수자 비하에 가까운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와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폐막식 사회자 섹드립’사건의 의혹은 이렇다.

사회를 보던 학생 A씨가 이 학교 댄스동아리 여성멤버와 함께 커플댄스를 추자 다른 사회자가 “신성한 학교에서 무슨 짓이냐” “끝나고 서울대입구역 근처의 모텔로 가라”는 식의 발언을 했다는 것.

또 다른 댄스동아리 멤버에게는 “회원을 뽑는 기준이 뭐냐, 성형횟수? 몸매?” 등의 발언을 했다는 제보도 있다. 

헤럴드경제DB사진

또한 무대에 올라온 두 명의 남학생에게 “부모님이 이러고 다니는 거 아시냐”며 성적소수자를 비하했다는 제보도 제기되고 있다.

축제를 기획한 ‘축제하는사람들(축하사)’ 측은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축하사 공연팀장은 스누라이프 게시판에 “주말동안 축제에 관한 피드백 교환과 가을축제 준비를 위한 인수인계 등 때문에 폐막제 사회자 건에 대한 처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사회자 두 사람 모두 부적절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축하사 위원장은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고 당사자가 사과문을 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커닝 사건 이후 서울대는 시험관리지침을 마련해 강의를 맡는 전체 교수에게 배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유를 선물받은 대학생들의 시험에 복수의 시험감독이 투입되는 건 해외 대학에서는 흔하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일류대 학생들이 애써 얻은 자유를 무기로 편법으로 시험을 보고 약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 ‘방종’을 하는 것 역시 흔한 모습은 아니다.

특히 서울대의 방침이 늘 다른 대학들의 행동 변화를 이끄는 기준이 돼 온 만큼 최근 서울대의 일탈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조만간 사과문이 발표되더라도 학교 안팎에서의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장을 본 학생이 워낙에 많은 데다, 발언의 수위도 높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학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미 사흘이나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사과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뭐냐” “그냥 잊혀지길 기다려서는 안된다, 공식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등 학생들의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학교 측의 대응보다도 학생들의 공론장 형성이 필요한 시기다. 꾸준한 논의를 통해 ‘일류대’에 걸맞는 현명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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