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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 연비를 향한 MK의 ‘디테일 경영’…터보차저 생산도 직접 챙겼다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정몽구<사진>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특명을 내린 뒤 엔진 관련 부품 공장까지 세밀하게 챙기는 등 연비 향상에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월 충남 서산에 위치한 현대위아 공장을 방문했다. 이 공장은 연비 성능을 기존보다 15% 가량 끌어올리는 ‘터보차저(Turbocharger)’를 생산하는 기지다.

터보차저는 자동차의 엔진에서 연소 작용 후 발생하는 배출가스의 압력을 이용, 터빈을 회전시키고 같은 축에 연결된 컴프레서(압축기)를 작동시키면서 압축공기를 엔진 연소실 내로 재공급해 엔진 성능 향상을 돕는 핵심 부품이다.

정 회장이 서산 공장을 방문했던 시기는 공장 건립 중이던 때로 터보차저가 양산에 돌입하기 직전이었다. 당시 공장을 찾은 정 회장은 “좋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 건립을 철저하게 마무리하고 현대위아가 생산할 터보차저 내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수행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국내외 완성차 조립라인을 찾아 생산 현황을 점검했던 정 회장이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까지 직접 챙기는 것은 그만큼 터보차저에 깊은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양산 직전 공장을 찾아 품질과 국산화를 강조할 정도로 정 회장은 터보차저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다. 
터보차저 개념도. 엔진 연소에 따른 배출가스를 재사용하는 기능 덕분에 엔진 크기를 줄이더라도 기존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터보차저 시장은 2, 3개의 글로벌 부품사가 전체의 80% 이상을 장악할 정도로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들 글로벌 부품사의 한국지사가 대부분의 물량을 전담하고 있다.

정 회장이 터보차저 국산화에 힘을 준 것은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이를 자체적으로 조달해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기 위한 ‘복심(腹心)’으로 읽힌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연비 향상을 달성하기 위해 이미 100여명의 태스포스크팀을 구성할 정도로 세계 최고의 연비 수준을 주문했던 정 회장으로서는 터보차저를 하나의 ‘키 팩터(key factor, 핵심 요인)’로 보고 있는 셈이다.

터보차저가 연비와 직결되는 가장 큰 이유는 부품의 크기를 줄이면서도 가동 효율은 높이는 ‘다운사이징’ 효과 때문이다. 터보차저를 장착하면 엔진의 효율이 약 60% 높아진다. 가령 배기량 2.4 엔진이 탑재된 현대차 그랜저 차량에 터보차저가 붙은 1.6 엔진을 장착해도 효율과 성능 측면에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같은 출력을 내면서도 엔진의 배기량을 줄일 수 있어 약 15%의 연비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엔진 배기량 감소에 따른 세금절감 혜택도 부수적으로 창출된다. 연료의 연소율이 높아져 유해물질 배출 감소도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의 터보차저는 현대 유럽에서 판매되는 기아차의 시드(ceed)에 우선 공급되고 있다. 국내 승용 및 상용차에는 내년부터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현대ㆍ기아차도 다운사이징을 통한 연비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미국에서 판매 중인 신형 쏘나타에 감마 1.6 터보 GDi 엔진을 적용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하반기 현대차가 1.7 디젤 엔진과 1.6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를 각각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차도 하반기 신형 K5를 선보이며 1.7 디젤 및 1.6 가솔린 터보 모델을 함께 출시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현대ㆍ기아차가 올 하반기부터 주도적으로 나서 ‘중형차=2000㏄’라는 공식을 바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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