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18일부터 시작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0ㆍ사진)의 한국 방문은 2013년 8월 이후 1년9개월여 만이자 유엔 사무총장 취임 이후 10번째 고국 방문이다.

반 총장의 이번 방한은 한반도 대북 리스크라는 ‘상수’에 차기 대선과 연관된 ‘반기문 대망론’,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과의 인연 등 ‘변수’가 얽혀 어느 때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증권시장까지 요동치면서 세간의 관심은 반 총장의 행보에 쏠려 있는 형국이다.

반 총장은 이날부터 닷새간 한국에 머물며 박근혜 대통령과 정의화 국회의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등과 면담할 예정이다.

<피플앤데이터>‘대망론’에 증시까지 요동…2년여 만에 한국 찾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반 총장의 행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반기문 대망론’을 향하고 있다. 2016년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면 2017년 19대 대선 출마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 총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으로 포함된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데다 정치권에서는 여ㆍ야를 막론하고 직ㆍ간접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 해 10월 새누리당 친박계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포럼은 반 총장의 대선 출마를 놓고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반 총장과 성 전 회장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성 전 회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검찰수사가 ‘반기문 대망론’을 의식한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작품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반 총장의 친동생이 경남기업 고문을 맡았고, 조카가 경남기업에서 추진한 해외사업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 총장은 대망론과 관련해 시종일관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그럴 여력이 없다”며 선 긋기를 해 왔다. 이번 방한에서도 대권 행보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일정은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방한 때마다 찾았던 충북 음성 고향방문과 성묘 일정도 이번에는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반 총장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대망론을 등에 업은 ‘반기문 테마주’까지 들썩이고 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도 반 총장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북한이 연이어 도발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문제가 안보리에 회부될 지 여부는 외교가의 초미의 관심사다. 반 총장이 이번 방한 기간 한반도 문제라는 ‘상수’와 자신을 둘러싼 변수를 어떻게 풀어낼지 주목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