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날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삼성그룹은 이날 이 부회장이 계열사 지분 매입을 통해 이들 재단을 이용한 우회 상속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삼성그룹 고위관계자는 ”재단이사장직을 물려받은 것은 경영권 승계작업과 관련없다”면서 “두 재단이 추가적으로 삼성 계열사 관련 지분 추가 매입할 계획도 전혀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속세를 안내려고 편법 부리는 것도 아니며, 모든 상속 절차는 투명하고 당당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기조에도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의 재단 이사장 선임은 1년 넘게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누워있는 와중에 이뤄졌다. 이 회장이 사실상 이사장직을 수행하기어려운 만큼 재단 설립 취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이를 넘겨받은 것이 바람직하다는 재단 이사들 의견에 따른 것이다.
재계는 이 부회장의 재단 이사장 선임에 대해 경영권 승계 과정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은 그동안 이 회장이 맡아왔다. 공익재단이긴 하지만 아버지로부터 ‘수장’ 자리를 넘겨받은 만큼 이번 선임이 가지는 의미는 적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당분간 이 회장이 가진 삼성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기 어려운 만큼 상징적인 승계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그룹은 경영권 승계 작업과 연관이 없다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및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아서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거나 회장으로 승진한다면 의미있는 경영권 승계 절차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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