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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洪, 李 일정 재검토” 수사 2라운드 ‘판’ 다시 짜는 이유는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성완종 리스트’ 의혹 관련 홍준표 경남지사와 이완구 전 국무총리에 대한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면서 검찰 수사가 새로운 분기점을 맞게 됐다.

남아 있는 메모 속 6명의 경우 앞의 두 사람보다 몇 배나 더 어려운 수사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으로서도 당분간 ‘새 판’을 짜기 위해 전열 재정비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도 적지 않다.

수사팀 관계자는 향후 수사계획과 관련 “일정이나 계획은 세우고 있고 차분하게 가고 있다”면서도 “현재까지 자료와 진술 등을 확보했지만 그 중요도나 가치에 대해 (수사팀이) 놓쳤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향후 계획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검찰이 기대했던 ‘귀인’이나 비밀장부와 같은 ‘결정적 단서’들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결정적 진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두 핵심 측근은 오히려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비밀장부와 관련 수사팀 측도 “아직까지 ‘없다’는 확신은 없기 때문에 계속 살펴보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가능성은 좀 떨어지지 않느냐고 판단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수사팀은 경남기업 주요 인사들의 대여금고까지 전부 뒤졌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의 경우 성 전 회장의 마지막 인터뷰를 비롯해 금품 전달자와 금품 전달 정황을 증언해 줄 목격자가 존재했지만 나머지 6인방은 주목할만한 목격자나 증거를 얻기가 사실상 쉽지 않기 때문이다. 공소시효 문제도 걸림돌로 꼽힌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일정 재검토 필요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출구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는게 아니냐’는 성급한 분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향후 1~2주일 동안 더이상 수사에 진척이 없다면 ‘몸통’ 급 거물의 추가 기소 없이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의혹에 한해 조사한뒤 ‘봉합’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될 ‘2라운드’는 대선자금, ‘보험금’ 등 다양한 의혹이 결부돼 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대선 캠프에서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았던 홍 의원은 성 전 회장의 마지막 인터뷰에 등장하고, 메모에서도 2억원이 명시돼 있어 유력한 다음 수사 대상으로 지목돼 왔다.

여기에 수사팀이 성 전 회장의 ‘금고지기’인 한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으로부터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선대위 관계자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금액이 홍 의원과 직접 연관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금품전달 상황을 완벽하게 재구성하려면 물증과 참고인 진술 등을 광범위하게 수집해야 하기 때문에 지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규모가 크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대선자금의 특성 상 한두 군데만 들여다 볼수 없기에 검찰이 새판짜기 과정에서 들여다 볼 것과 보지않을 것을 구분할 가능성은 있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수사팀이 홍 의원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 지 여부가 향후 검찰의 수사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진하면 국민적 비난을 받으면서 ‘특검’ 논의를 아프게 지켜봐야 하고, ‘오버’하면 국가적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절한 바운더리를 정할 것 같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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