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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신감 붙은 사우디, 거침없는 행보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사우디가 행보에 자신감이 붙었다. 미국의 중동 우방이란 그림자를 떨쳐내고 자주적 외교를 이어가려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의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다. 최근엔 예멘 사태와 이란 견제를 빌미로 군사력 강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미국이 이를 주시하고 있다.

데이비드 오터웨이 미국 워싱턴 윌슨센터 수석 연구원은 “사우디가 아랍 세계의 새로운 군사적, 정치적 강대국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실질적인 첫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사우디의 군사ㆍ외교적 움직임을 평가했다고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의 수호자 사우디는 줄곧 아랍의 맹주로 자리하고 있었지만 선대인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국왕대엔 이란, 이라크와 주도권 싸움을 벌이면서도 미국의 눈치를 봐야했다.
<사진>모함메드 빈 나예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를 영접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초 사우디는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걸프협력회의(GCC)에 살만 국왕이 참석하기로 했으나 돌연 방문을 취소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게티이미지]

그러나 살만 국왕이 즉위하면서 달라졌다.

오터웨이 연구원은 “사우디 강경 매파인 젊은세대들이 권력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고 이들은 사우디가 군사적,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에 매우 지쳐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사우디의 예멘 공습은 이들 젊은세대로의 권력이동을 보여주는 자리였으며 군사ㆍ외교력의 시험대였다. 예멘 공습 작전인 ‘단호한 폭풍’ 작전을 지휘한 인물은 모하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이었다. 그는 올해 36세로 세계 최연소 국방장관이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버지 살만 국왕의 신임을 받아 요직을 차지했으며 취임 2달 만에 이뤄진 이번 예멘 공습은 사우디와 모하마드 장관의 시험대이자 데뷔전이었다는 평가다.

사우디 내 매파로 꼽히는 이들은 모함메드 빈 나와프 주영국사우디대사와 나와프 오바이드 하버드대 교수 등이다. 나와프 대사는 지난 2013년 12월 뉴욕타임스(NYT)에 사우디는 서방의 지원이 있건 없건 지역 내에서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고, 오바이드 교수 역시 예멘 공습에 대해 비슷한 언급을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채스 프리먼 전 주사우디미국대사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들 두 사람의 입장은 미국의 안내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다. 독립을 주장하려는 실제적인 조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자주적 외교 의지는 군사력 강화 노력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사우디의 군비지출은 이전보다 17% 증가한 800억달러에 달했다. 증가율로 보면 주요국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인상을 보였다.

전 세계 군사력 수준을 집계하는 글로벌파이어파워(GFP)에 따르면 사우디의 군사력은 28위로, 18위인 이집트와 23위인 이란에 뒤쳐진다. 역내 외교적 영향력 강화를 위해 사우디가 군사력 강화에 나서는 이유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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