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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수님 선물 챙겨야 하나” 고민 빠진 대학가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매년 돈을 걷어서 교수님 선물을 챙겨 드리는게 의무가 됐죠”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서 대학가가 선물 고민에 빠졌다. 특히 교수와의 관계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대학원생의 경우 선물은 하나의 의무다.

서울의 한 명문대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A씨는 “대학원생들에게는 다른 명절보다 스승의 날이 제일 큰 행사”라며 “우리 과는 특히 유교적 문화가 남아 있어 지도교수님 생일과 명절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학 도서관[헤럴드경제DB사진]

상당수 대학원생들은 과의 분위기나 학생 수, 교수들의 수에 따라 적게는 1만~3만원에서 많게는 5만~10만원까지 갹출해 선물을 준비한다. 사은회 등 기념행사를 마련하기도 한다.

서울의 한 여대에서 야간대학원에 다니는 B(28ㆍ여)씨는 “야간대학원의 특성상 직장인이 많고 학업 만큼 네트워크 형성을 중요시하다보니 스승의 날을 더 크게 챙기는 분위기가 있다”며 “걷는 돈이 많지 않아도 교수님이 한두 분이 아니어서 조금 부담이 되긴 한다”고 털어놨다.

학부생들의 경우 과별 학생회비 등을 사용해 선물을 준비하는 경우가 있지만 개별적으로 무엇을 챙겨야 할지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

학부생 D씨는 “강의 쉬는 시간에 음료수 캔이나 커피 한잔 사 드리는 것도 학점에 대한 ‘뇌물’로 보일까봐 꺼려진다”며 “주변을 봐도 이메일이나 문자로 감사 인사를 하는 게 흔한데 솔직히 교수님께 잘 보이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교수들도 역시 이날이 마냥 편치만은 않다. 아예 애초부터 학생들에게 “선물을 준비하지 말라”고 당부하는 교수도 상당수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성공회대 외래교수)은 “존경과 감사가 우러러 나와서 하는 거라면 아름다운 문화지만 그게 아니라면 허위와 허식”이라면서 “학점이나 학위 취득에 있어서 교수의 권한이 절대적이다 보니 학생들은 스승의날이 부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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