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2만여명 북새통
우량 중견·중소기업 250여곳 참여원스탑 맞춤형 취업프로그램 연계
구직자-기업간 ‘직접소통 장’ 눈길
‘윤종규식 사회공헌모델’정착 전망
“해가 지날수록 학생들의 표정에서 절실함이 느껴집니다. 우리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 박람회에서 일자리가 매칭된 케이스가 4700건이 넘으니 이번에도 많은 분들이 원하는 결과를 얻어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애틋한 표정으로 참가자들의 어깨를 다독였다.
KB국민은행이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2015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KB우수기업관, 코스닥상장사관 및 대기업협력사관 등 우량 중견ㆍ 중소기업 250여개사가 참여해 청년구직자들의 구직 열기가 뜨거웠다. 사진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맨 앞줄 왼쪽)과 취업 박람회에 참여한 학생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
우수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청년 인재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시작된 ‘KB 굿잡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가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특히 이날 박람회에는 국민은행이 거래 기업 중 보유 기술, 성장가능성, 재무현황이 좋다고 판단한 ‘KB 히든스타500’을 포함한 우량 중견ㆍ중소 기업 250여 개사가 참여했다.
특히 국민은행의 이번 취업박람회는 단순히 이벤트성 취업박람회가 아닌 원스탑 맞춤형 취업 프로그램과의 연계를 통해 구직자·구인기업간 ‘직접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쪽에선 일 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고, 다른 한 쪽에선 일 할 사람이 없다고 푸념하는 현실에서 이번 취업박람회는 ‘윤종규식 사회공헌 모델’이 될 전망이다.
윤 회장은 이와 관련 “청년구직자의 고용 창출을 통해 국민이 행복한 사회를 조성하는데 일조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KB금융그룹은 차별화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롤 모델을 제시하는, ‘마중물’ 같은 존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박람회장은 지난 달 청년실업률이 10.2%로 2000년대 들어 최고치를 경신해서인지 북새통을 이뤘다. 주최측인 국민은행은 박람회가 이어지는 14일까지 2만여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은 특성화고 학생들이었다. 이들은 박람회장 내 채용정보게시판에서 학력의 문턱을 고졸로 낮춘 ‘열린 기업’들을 찾느라 분주했다. 한 학생은 내년 2월 졸업까지 취업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구직 지원과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구인기업을 매칭해주는 취업성공패키지에 대한 설명을 듣더니 직접 친구들에게 홍보하기도 했다.
취업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찌감치 분야를 정해 집중 기술 교육을 받는 특성화고에 다니고 있지만 취업은 이들에게도 큰 고민이자 걱정거리다. 대구의 한 특성화고에 다닌다는 한 학생은 “학교가 금융에 특화된 학교이긴 하지만 학교로 취업 섭외가 들어오는 분야는 생산직부터 사무직, 판매직 중심”이라면서 “전공을 살려서 금융권에 취업해야 할지 당장 돈을 벌기 위해 받아주는 회사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가고 싶은 기업에 자신을 어떻게 알릴지 고민인 학생들은 이력서나 면접 컨설팅 과정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남지윤 면접 컨설턴트는 “자신의 장점을 일일이 열거하며 설명하기 보다는 한 두 가지 장점을 꼽아 그것이 회사의 미래에 어떻게 도움이 될지 연결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취업 시장의 변화를 읽기 위해 이번 박람회에 참여했다는 검색광고 대행사 트리플하이엠의 김태광 인재개발팀장은 “5년 전보다 고등학생들의 취업 열의나 이력서 수준은 확실히 올라갔다”면서 “대졸자들보다 더 참신한 아이디어와 소통 능력을 갖춘 인재를 뽑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인사 담당자로서 기업과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에게 눈이 가는 만큼 준비를 많이 해오면 좋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스펙 때문에 실력있는 인재를 놓치면 경쟁사의 무기가 돼 돌아온다는 점을 느꼈다는 심경섭 게임어스 마케팅 팀장은 “기획자의 경우 직접 게임을 얼마나 많이 해봤냐에 따라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며 “단순 지식보다 해당 분야의 경험이 많이 쌓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취업을 전제로 특성화고에 진학했지만 대학 진학에 대한 고민도 여전하다. “대학을 안 나오면 한국사회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는 부모들의 걱정에 평균적으로 한 반에 절반은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정말 대학을 가지 않아도 좋을까”란 고민은 떨칠 수 없다.
선취업 후진학 프로그램을 소개해주는 이규민 컨설턴트는 “막연히 남의 시선 때문에 대학 진학을 결정하기 보다 취업 후 자신의 구체적인 목표를 정한 뒤 그 목표를 달성하는 수단으로 진학을 정해야 자신의 원하는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