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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개월‘석유 패권전쟁’…美, 사우디에 백기?
‘셰일혁명’을 등에 업은 미국과 석유수출국기구(OPEC) 수장인 사우디아라비아 간 ‘유가(油價) 전쟁’ 승부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사우디가 글로벌 석유패권유지 싸움에서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원유 공급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에서도 지난달 OPEC 회원국의 생산량은 오히려 증가했음에도 국제유가가 올랐다는 이유다.

지난해 6월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던 서부텍사스유(WTI)는 지난 3월 17일 43.46달러로 바닥을 찍었다. 배럴당 40달러 대는 미국의 셰일가스가 채산성을 맞추기 어려운 수준이다. 실제 유가 급락 후 미국의 셰일가는 새로운 투자가 줄어들며 활기를 잃게 된다.

이후 미국 내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수요회복 등으로 국제유가는 조금씩 고개를 들어 60달러를 넘어섰다. 최근 2개월새 상승폭만 40%에 달한다.


미국의 콧대를 꺾은 사우디의 자신감은 워싱턴에서 열린 걸프경제협력위원회(GCC) 회의에 국왕이 불참한 데서도 드러난다.

GCC 6개국 정상 가운데 쿠웨이트와 카타르를 뺀 사우디, 오만,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바레인 정상들이 줄줄이 불참했다. 미국과 이란의 밀착관계에 대한 반발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지만, 그동안 미국과의 석유 패권 경쟁에서 우위에 섰다는 자신감이 바탕이 됐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아직 승부가 끝난 것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아끼고 아꼈던 원유의 보고인 북극해 유전개발을 최근 허용했다. 국제유가가 60달러를 웃돌며 주춤했던 셰일가스 개발도 재개되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미국은 원유수출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OPEC 보다는 낮다.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OPEC의 ‘생산공습’으로 사우디를 비롯한 주요 회원국들은 막대한 재정부담을 안게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OPEC 회원국 중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은 유가가 76달러 수준이어도 국가재정을 충당할 수 있으나 대부분의 국가는 100달러를 넘어야 하고 알제리의 경우 130달러가 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사우디도 정부수입의 90%이상을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우디 등은 그 동안 쌓아둔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국가 수익사업을 다변화하려고 시도중이다.

지난달 FT는 사우디의 유가전쟁 전략에 대해 “에너지 사업을 강화하고 석유 및 천연가스 개발에 투자를 확대하며 정유 사업까지 확장하며 장기적 관점으로 원유 시장의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중동판은 사우디 국영 에너지기업 사우디아람코의 투자확대에 주목하기도 했다.

한편 양측간 유가전쟁 결과가 글로벌 경제 전체에 미칠 파장은 엄청나다. 유가에 따라 경제성장이 오락가락하는 나라가 한 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CNBC는 최근 유가 전망에 따른 국가별 경제성장률을 예측했다.

올해 국제유가가 59.5달러, 내년 65.9달러일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7%를 기록했다. 반면 내년 70달러로 오를 경우 3.6%로 감소했다.

인도 역시 7.5%에서 7.3%로, 중국은 6.1%에서 5.6%로, 멕시코는 3.5%에서 2.8%로 감소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0.9%에서 1.5%로 오르며 유가상승이 이뤄지면 혜택을 보게될 것으로 전망됐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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