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해외 생산량 늘려야 하는데…브레이크 거는 현대차 노조
노조측 생산물량 노사합의 요구…고용안정 내세운 ‘보신주의’ 지적
브릭스중 인도만 빼고 판매감소…해외 점유율 높여야 미래 생존



현대차가 대표적인 신흥시장 브릭스(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중국) 중 인도를 제외한 나머지 나라에서 모두 판매 실적 감소를 기록했다.

실적 만회를 위해 해외 시장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와중에 현대차 노조는 해외 생산량까지 노사 합의로 정해야 한다는 임금 및 단체협상 요구안을 다음주 현대차에 통보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경영진이 국내외 생산량을 유연하게 결정해야 하는 판국에 노조가 고용안정만을 외치며 지나치게 ‘보신주의’만 고집한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시장규모 1위인 중국, 8위 브라질, 11위 러시아에서 현대차는 올해 1분기 전년도 동기보다 판매 실적이 줄어들었다.

베이징현대의 올 1분기 중국 시장 판매대수는 28만대로 지난해 1분기 28만4000대보다 감소했다. 둥펑위에다기아가 15만6000대에서 16만대로 판매대수를 늘렸지만 현대차 실적이 떨어지면서 현대ㆍ기아차 올 1분기 중국 실적은 0.1% 줄어들었다. 현대ㆍ기아차보다 중국 점유율이 높은 폭스바겐의 중국 합작 법인 VW와 GM이 각각 1.8%, 5.2%씩 늘어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현대차는 브라질에서도 올 1분기 4만8000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5만1000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올렸다. 러시아 역시 지난해 4만1000대를 판매했지만 올 1분기 4% 줄어들며 4만대선이 무너졌다. 유일하게 인도에서만 10만2000대에서 11만2000대로 판매대수가 증가했다.

이처럼 브릭스 시장에서 현대차가 저조한 실적을 올리는 사이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을 앞두고 해외공장의 생산량까지 노사가 합의하자는 임단협 요구안을 마련했다. 노조가 해외공장의 생산량까지 합의하자고 요구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 노조 측은 최근 국내 공장 생산량이 감소하는 반면 해외 공장의 증설 및 신설로 생산량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노조가 조합원의 고용불안을 막기 위해 이 같은 ‘안전장치’를 마련했대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 같은 요구안을 다음주 현대차에 통보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 요구안을 20여일 정도 검토한 뒤 다음달 중순 전후로 노조와 임단협을 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대차 측은 해외 생산량을 노사 합의로 정하자는 것은 명백한 경영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량을 정하는 것은 경영진의 경영권 중 일부인데 이를 합의 사항이라고 명시하는 순간 경영권이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신흥시장 전략으로 강조해 온 ‘현지화’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현지화에 주력하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노조는 사실상 여기에 제동을 건 셈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자국에서 생산한 모델로 수출을 늘리다보면 과도한 물류 비용이 발생해 결국 기업 전체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현지화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공통된 화두”라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