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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쩐(錢)의 외교...美와 패권경쟁 기반 구축
[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중국이 정상외교를 통해 신흥국과 제3세계 패권(覇權)을 구축하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영향력 확대에 유럽 서방국가들까지 관계개선을 위해 ‘줄서기’를 하는 모습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달 말 파키스탄을 시작으로 이 달에는 러시아, 카자흐스탄, 벨로루스 등을 방문했다. 14일부터는 인도 모리 총리가 중국을 방문, 시 주석과 정상회담 등을 갖는다.

시 주석의 정상외교 보따리는 푸짐하다. 러시아에서는 가스를 사주고, 기업들에 대출을 해주기로 약속했다. 서방의 경제제재를 받는 러시아로서는 가뭄의 단비 격이 됐다. 러시아는 안방이었던 흑해는 물론 그 동안 중국이 진출하지 못했던 지중해에서 양국군 연합훈련을 주선하며 답례했다.

시 주석은 지난 7일부터 12일까지의 러시아 등 3개국 방문에서 경제와 무역, 금융과 기초시설 등 각 분야를 망라한 90개여의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파키스탄 방문에서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시 주석은 5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하면서 파키스탄 과다르 항에서 중국 신장자치구까지 3000㎞ 구간에 철도와 가스관을 놓는 경제회랑 구상에 대한 동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제회랑이 이뤄지면 중국은 페르시아만 원유와 가스 수송 루트를 기존 말라카해협을 돌아 들어오는 것보다 9000㎞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시점이 절묘했다. 지난 연말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료를 선언한 미국은 파키스탄에서도 발을 빼왔다. 중국이 이 공백을 파고든 것이다.

14일 중국을 방문하는 모리 인도총리와의 정상회담은 올 해 시 주석 정상외교의 백미다. 세계 1,2위 인구대국인 중국과 인도는 그 동안 협력보다는 경쟁관계에 가까웠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급성장한 것과 달리 인도 경제는 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어려움이 크다. 두 정상은 이미 지난 해 7월 브라질에서 열린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만나 협력을 약속했다. 특히 모디 총리의 방중 첫 기착지가 수도 베이징이 아닌 시안(西安)인 점도 눈길을 끈다. 시안은 시 주석의 고향이자 중국과 인도간 교류가 가장 활발했던 당 왕조의 수도다.

지난 해 시 주석이 방문했던 남미에서도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후속 공정이 한창이다. 리 총리는 오는 19일 브라질을 방문해 53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력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총 사업비 45~100억 달러에 달하는 남미대륙 횡단철도는 백미다. 중국은 자국 기업의 철도 건설 사업 참여를 조건으로 국영은행을 통해 사업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리 총리는 브라질에 이어 칠레, 페루, 콜롬비아 등 남미 4개국을 방문한다.

중국의 빠른 행보에 서방국가들까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미국의 핵심 우방국인 영국이 G7(주요 7개국) 국가로는 처음으로 참여했고, 뒤이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의 참여가 잇따랐다.

그리스는 중국이 러시아·브라질·인도·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설립할 브릭스(BRICS) 개발은행 가입방안을 검토중이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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