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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RICs의 위기, 각국의 고민은…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선진국발 신흥국 경제위기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올해 1분기 15개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의 자본유출이 6001억달러에 달해 글로벌 금융위기때(2008년 3분기~2009년 1분기)인 5452억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또 모간스탠리는 내년 미국과 유럽, 일본 중앙은행이 모두 긴축에 나서면서 금융시장이 ‘3중 긴축발작’(triple taper tantrum)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을 위해 대규모 양적완화(QE)로 신흥국 시장에 막대한 자금을 풀었던 선진국들이 다시 자금회수를 하면서 신흥국이 선진국 경제정책의 희생양이 되는 모양새다.

그런데 이 가운데 주요 신흥국인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각국은 자금이탈 우려와 더불어 또다른 고민들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B(B급, 신용등급)의 압박, 브라질=지난달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브라질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신용등급은 맨 아래서 두 번째인 ‘BBB’로 유지했다.

피치는 계속되는 경제성장 둔화, 거시경제 불균형, 재정악화, 정부부채 증가 등의 이유를 들며 국가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은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서 경제개혁이 지지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BBB-’로 낮춘바 있다. 이는 S&P의 투자적격 등급 가운데 가장 낮다. 무디스는 ‘Baa2’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달러화 강세로 인한 헤알화 약세와 치솟는 물가는 브라질 경제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기 대비 8.13%를 기록했다. 지난달엔 8.22%로 10여 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달러당 헤알화는 8일 2.9746헤알로 전년도보다 34% 급등했다.

이같은 헤알화 가치하락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브라질 중앙은행은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한 13.25%로 올렸다. 브라질 기준금리는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저성장과 헤알화 약세 속에 브라질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

▶R(Relationship, 관계)의 위기, 러시아=지난 9일(현지시간) 세계 각국의 관심은 러시아의 70주년 전승기념행사에 쏠렸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과의 관계악화로 각국 정상들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밀월관계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제재를 비교적 쉽게 극복했다면서 유가하락과 경제제재에도 채무를 상당부분 상환했다고 주장했다. 루블화도 안정세를 찾았다.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제재를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올해 경제전망은 암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4%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는 실질적인 지표로도 드러난다. 지난달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월 러시아 투자는 전년대비 5.3% 급감했고 산업생산은 0.6%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 소매판매는 8.7% 감소했으며 1분기 소비자신뢰지수는 지난해 4분기보다 14%포인트 급락, 2009년 초반 이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

▶I(Integration, 통합)의 과제, 인도=29개주로 나뉜 인도는 통합이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주마다 다른 조세제도, 분열된 정치는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모디 총리가 이같은 이질적인 부분을 서로 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내년 4월까지 서비스나 상품에 적용되는 단일 조세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는 하리아나, 마하라슈트라주 등 8개주가 인도 전체 GDP의 45%를 차지할만큼 빈익빈부익부 구조가 심화돼있다. 국제 컨설팅업체 맥킨지는 인도가 올해 8.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려면 각 주별 지원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디 총리의 경제성장정책 ‘모디노믹스’ 실현에는 각 주의 협력이 뒤따라야 한다. 그러나 집권 인도인민당(BJP)과 연립정부는 29개주 가운데 11개주에서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고, 야당인 인도 국민회의당이 9개주를, 공산당을 포함한 지방 군소정당들이 나머지 9개주를 통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

▶C(Curruption, 부패)의 고민, 중국=중국은 최근 몇 년 간 시 주석의 반부패 정책으로 중산층이 지갑을 닫으면서 명품시장이 위축되는 효과를 낳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시사주간지 반월담(半月談)은 기업인들의 입을 빌려 중국 공무원들이 ‘먹지도 받지도 않고 일도 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관료들이 기업가들을 멀리하고 있으며 이미 준비된 사업들도 일이 진척되지 않고 지지부진하다는 진술들도 나왔다.

위축된 경기에 중국 인민은행은 10일 ‘경기둔화 압박’을 이유로 상업은행 자금 대출금리를 연 0.25% 내린 5.1%로, 은행 예금에 대한 지불 금리를 0.25% 내린 2.25%로 인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에 이어 6개월 만에 3번째다.

중국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7%에 그쳤고, 부동산 시장 성장 둔화와 제조업 및 투자부문의 부진 등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7%를 훨씬 밑도는 5%대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24년만에 최저인 7.4%에 머물렀다. 이같은 성장 둔화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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