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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영어낙제생서 ‘달인’으로…인강 ‘스타강사’김성은 씨]“토익 고득점, 찍기보다 기본이 중요”
한달에 모든 토익어휘 익힐 수 있어
“소외계층 위한 교육활동 하고 싶어”



“토익(TOEIC)은 ‘찍기 스킬(skillㆍ기술)’보다 기본을 우선해야 고득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연 매출 100억원(2013년 토익 기출문제 강의 매출 기준)을 올린 토익 인터넷 강의 사이트 영단기의 ‘스타 강사’ 김성은<사진> 씨의 일성(一聲)은 독특했다. 

‘관형명(관사+형용사+명사)’, ‘전치사 다음에 명사’ 식으로 이른바 ‘토익 공식’을 알려 줘 이름을 날렸던 다른 유명 강사들의 모습과 달랐다.

김씨가 그런 발언을 한 이유가 궁금해 졌다. 갑자기 그는 영어 강사임에도 중국 고대 사상가 노자(老子)의 이야기를 꺼냈다. “노자가 지었다고 하는 ‘도덕경(道德經)’에 대방무우(大方無隅)와 대상무형(大象無形)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아주 큰 사각형은 모서리가 없고, 진정 큰 형상은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형태를 알 수 없다’는 뜻입니다. 뭔가를 정말 잘하려면 술수는 필요없습니다.”

김씨는 그렇다고 토익 정복을 위한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우리말을 바탕으로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라며 “지난 2월 선보인 토익 단어 강좌의 경우 토익 필수 어휘 2500개를 시간당 137개씩, 총 18시간에 암기할 수 있게 해 준다. 한 달이면 모든 토익 어휘를 익힐 수 있어 문장 구조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알고 보니 김씨는 영어 전공자나 유학파 출신이 아니다. 공부 스트레스로 건강까지 해치는 바람에 고교를 중퇴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또래보다 1년 늦게 대학(부산대 사회학과)에 들어갔다. “고교 중퇴 전 마지막 영어 시험에서 50점 만점에 16점을 맞았다”고 그는 회고했다.

그러던 김씨가 ‘영어의 달인’이 된 것은 전공 덕이었다. “세계적인 사회학 거장들의 책을, 그들의 언어로 읽고 싶었죠. 영어 공부를 해야 했는데, 머리 아픈 문법 대신 문장 구조 중심으로 공부한 것이 주효했죠. 영어교육 전공자가 아니라서 ‘문법 중시’ 같은 고정관념이 없었던 게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카투사(KATUSA) 선발 시험에서 1등을 하고 번역병까지 됐죠.”

제대 뒤 김씨는 1990년대 초부터 부산ㆍ경남 지역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토플(TOEFL)을 가르쳤고, 보육원에서 고아들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재능기부를 했다.

이후 김씨의 영어 강의는 입소문이 났다. 1999년부터 10년 가까이 초등학생 대상 영어 학원으로 이름을 날린 뒤 2009년부터 ‘영어 구조’ 강의를 맡으며 영단기와 인연을 맺었다. 현재 온라인 강의만 진행하지만 수강생이 월 7만~8만명에 이른다.

김씨는 오늘 7월 서울 서초구 영단기어학원에서 시작하는 오프라인 강의에 맞춰, 토익 노하우를 엮은 새 교재를 펴낼 예정이다. 그는 “강의실 수강생들에게도 ‘(토익 볼 때)찍기는 하지 마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김씨에게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는 큰 꿈이 있다. 20대 때 영어 봉사를 나가서 봤던, 고생하던 ‘고아원 동생’들을 위한 일이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재능기부 차원을 넘어서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 관련 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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