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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 3650] 고양이·말뼈까지? 류마티스 관절염, 조기치료가 관건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얼마나, 어떻게 아프냐구요? 뼈를 깍아내는듯한 그 고통을 무슨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관절에 좋다고 고양이도 먹어보고 무릎에 좋다고 말뼈도 먹어봤지만 다 허사였어요.”

류마티스 관절염은 수많은 질환 중 가장 통증이 심한 질환에 속하는 ‘공포스런’ 질환이다. 우리 몸을 구성하는 206개의 뼛조각 사이를 유연하게 연결시켜주는 것이 관절인데 알 수 없는 이유로 내 몸의 면역체계가 관절을 공격하고 파괴하는 것이 바로 ‘류마티스 관절염’이다. 내 몸이 나를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은 쇼그렌 증후군, 루푸스, 강직성 척추염, 크론병 등 약 80여가지가 존재하는데 류마티스 관절염이 가장 대표적이다. 뼈가 뒤틀어지고 퉁퉁 부으며 심지어 굳어지는 골성 강직까지 일으킨다. 




이러한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고통을 받는 환자가 국내에서는 약 50만명인 것으로 집계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무릎, 엉덩이, 발 등 체중을 지탱하는 큰 관절이 마모돼 발생하는 골관절염과 달리 손가락, 손목 등 작은 관절에 주로 발병하는데, 국내에서는 여성이 전체 환자의 약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여성에게 흔하다.

대구가톨릭의대 류마티스내과 최정윤 교수는 “발병후 2년 내에 60~70% 가량 병이 진행되고, 관절 및 뼈에 변형이 오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며 “류마티스 관절염은 특성상 완치의 개념이 없기 때문에 민간요법으로 잘못 알려진 식용으로 고양이를 먹거나 말뼈를 먹는 등의 민간요법보다는 과학적으로 증명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진행되는 퇴행성관절염과 달리 30, 40대에도 갑자기 찾아온다. 질병의 진행 속도도 빨라 발병 후 2, 3년 이내 관절이 급속히 변형되고 일그러지기도 한다. 게다가 증상이 악화하면 관절손상에 그치지 않고 동맥경화, 골다공증, 세균 감염까지 이어질 수 있다. 건국대의대 류마티스내과 이상헌 교수는 “치료 후 증세가 완화됐다고 약 복용을 임의로 중단할 경우 30~40% 정도 재발하므로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지금까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가 많이 나왔지만, 아직 완치시키는 약은 없다. 초기의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와 스테로이드 제제, 비생물학적 항류마티스제제(MTX)가 나왔지만 위장장애, 부신피질호르몬 이상 등 부작용 때문에 1990년대에 들어서는 혈액 속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TNF-알파와 인터루킨-6)의 발현을 억제해 질병 진행을 획기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됐다. 레미케이드ㆍ심포니(한국얀센), 엔브렐(한국화이자), 휴미라(애브비) 등은 TNF-알파의 작용을 억제해 병의 진행을 막는다. 하지만 TNF-알파 억제제요법은 부작용으로 결핵발병 위험이 있어 쓰기 전에는 반드시 잠복 결핵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최근에는 염증을 유발하는 단백질인 인터루킨(IL)-6과 그 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하는 혁신적인 신약인 IL-6 억제제가 개발됐다. 국내에는 악템라(JW중외제약)가 지난해 1월 출시됐다. 악템라는 환자 스스로 주사하는 것으로, 바늘이 보이지 않는 펜(pen)형이어서 환자의 공포감이 덜하며 15개국 환자 3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인터루킨-6 억제제가 TNF-알파 억제제보다 증상 완화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헌 교수는 “TNF-알파 억제제에서 나타나는 부작용 가운데 하나인 결핵 발병도 악템라의 경우 최대 6~7배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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