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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毒)한 제약사, M&A 앞두고 약값 170배 올려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동종업계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지배력을 높이려는 기업들과 이를 막으려는 금융 규제당국간의 실랑이가 치열하다. 특히 최근 대규모 M&A가 활발한 제약업계에선 일부 복제약품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빚어져 관계당국이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 제약업체 테바(Teva)가 세계 최대 복제약품 제조사로 거듭나기 위해 미국계 제약사 밀란(Mylan)에 401억달러에 인수제안을 한 가운데, 미국 보건후생부가 복제약품가격이 무려 1만7000% 급등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섰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밀란 측은 테바의 합병이 가격결정력과 의약품 부족 가능성을 우려하는 규제당국으로부터 제한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FT는 전했다.

현재 100㎎짜리 염산아미트리프틸린(Amitriptyline hydrochloride)은 1.07달러에 팔리고 있다. 우울증 등에 사용되는 이 약품은 얼핏 1000달러가 넘는 전문의약품과 비교해 저렴해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2년 전인 2013년 6월 가격은 4센트에 불과했다. 그동안 2487% 급등한 것이다.

아미트리프틸린은 1950년대 머크사가 처음 개발한 것으로 지난 30년 간 복제의약품이 유통되면서 가격이 낮아졌으나 최근의 급등세는 놀라운 수준이다.

항생제인 테트라사이클린(Tetracycline) 500㎎ 캡슐은 무려 1만7000% 급등했다. 2013년 6월 가격은 5센트였으나 현재 가격은 8.75달러다.

[사진=게티이미지]

복제약품은 미국 내 의약품 처방에서 약 12.5%를 담당할만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인들의 보건복지비 부담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인도 등 신흥국 제약사들의 값싼 제품들이 복제약품 시장에 물밀듯이 밀려올 것으로 전망돼 기업들이 가격 하락을 우려하면서 미리 가격을 올려놓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이는 당국의 우려만을 낳았다.

제약업계 외에도 이미 통신업계에선 독과점 우려로 대규모 인수합병이 무산된 경우가 있다.

미국 최대 케이블 인터넷 망사업자(ISP) 컴캐스트는 지난달 미국 종합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케이블의 합병을 포기해야만 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이들의 합병으로 광대역 인터넷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57%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거대기업이 탄생할 것이라며 독과점 발생 가능성을 우려, M&A를 반대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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