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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모두 망하는 길로 가는 제1야당 내분
계파 갈등으로 해가 뜨고, 지는 제1야당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4ㆍ29 재보궐선거 4대0 참패에 대한 ‘네 탓’ 공방으로 내홍을 겪더니 지난 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벌어진 정청래 의원의 막말 파문으로 지도부의 품격은 땅에 떨어졌다. 코미디 프로그램 ‘봉숭아 학당’을 방불케하는 최고위원들의 언행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장탄식을 토해내고 있다.

재보선 참패에서 기인한 당 내분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당연히 문재인 대표에게 있다. 재보선이 여당 지지층인 중장년층 투표율이 높은 데다 야권 분열로 이기기 어려운 선거였다고는 하나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한 것은 공천과 선거 전략상의 실패에 따른 결과다. 대표 취임 때 일성으로 외쳤던 “계파의 계 자도 나오지 않게 당을 이끌겠다”고 한 약속도 허언이 되고 말았다. ‘원조 친노’ 였던 천정배 의원이 ‘친노 패거리 정치’를 비판하며 당을 뛰쳐나간 것이 잘 말해준다. 한마디로 문 대표의 리더십 부재가 당을 곤궁한 처지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과연 문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지울 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재보선만해도 문 대표 혼자서 뛰는 ‘나홀로 선거’였다. 호남을 대표하는 박지원 최고위원은 당 대표 경선에서 패한 이후 뒤로 빠져있다가 막판에 마지못해 ‘지원시늉’만 하다시피 했다. 김한길 전 대표 등 다른 계파 수장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당의 명운이 걸린 싸움에서 적전 분열을 했으니 어찌 이길 수 있겠는가. 이번 막말 파문만 해도 당사자인 정 최고위원이 이틀간 버티다 여수까지 내려가 주승용 최고위원에게 사과했는데도 계파 수장들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보다는 사태를 증폭시키는 자극적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정당이 선거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지상사’ 인데 경중을 따지지 않고 패하면 무조건 사퇴하는 것이 무슨 공식 같이 적용되는 것도 큰 문제다. 동네선거 4곳에서 졌다고 총선급 책임을 지우는 것은 내부 인재의 싹을 스스로 밟아버리는 격이다. 언제까지 선거 패배→비상대책위 구성→전당대회→새 대표 쇄신책 발표→계파갈등→선거 패배의 악순환을 반복해야 하나. 오늘날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분은 고질적 계파갈등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각 계파의 수장과 전 대표, 원로 그룹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승적 차원의 합의문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비노 수장들은 호남 중심의 신당론을 입에 담으며 문 대표 흔들기에만 몰두하고 있다. 모두가 망하는 길이다. 국정의 절반을 차지하는 야당이 건강하고 바로 서야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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