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AF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오는 13~14일 백악관과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리는 오바마 대통령과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 정상과의 회동에 사우디에선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이 아닌 최근 왕세자로 오른 모하마드 빈나예프 내무장관과 국왕의 친아들 모하마드 빈살만 부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대신 참석한다.
사우디 외교부는 국왕이 “예멘의 인도주의적 휴전과 ‘인도주의지원을 위한 살만 국왕 센터’ 개관식 참석 차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사우디 외교부는 “사우디 국왕의 예멘 내 평화와 안보를 위한 헌신, 형제같은 예멘인들에게 인도주의 지원을 신속 전달하려는 열정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란 핵협상 이후 약화된 반(反) 이란 중동국가들과의 외교 관계 개선을 위해 GCC회의에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6개국 정상을 초청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들 6개국 외교장관과 만나 정상회동 의제 조율까지 마쳤다.
그런데 8일 늦게서야 사우디는 백악관에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AFP통신은 10일(현지시간) “국왕이 되기 전서부터 살만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그의 아들과 왕세자가 사우디 외교 정책에서 과도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 국왕이 불참을 공식화한 뒤 수니파 정권의 바레인도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이 불참하고 왕세자가 대리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NYT는 살만 국왕의 정상회담 불참은 중동의 경쟁자인 이란과 미국의 최근 관계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분명하게 표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걸프 국가들은 이란의 위협에 맞서 미국이 F-35 스텔스 전투기 같은 첨단 무기 뿐 아니라 서면화된 안전 보장을 제공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오는 6월에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이란 정부는 자산동결 등 제제가 해제되고 1000억달러 이상의 기금을 지원받는다. 걸프국가들은 이 돈이 무기 구입과 예멘의 후티 반군 등 시아파 무장세력의 지원에 쓰일 것이라고 우려해 왔다.
적국인 이란과 미국은 수니파 이슬람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서 이란 정부가 후원하는 시아파 민병대의 도움을 받는 등 최근 부쩍 가까워지고 있다.
반면 사우디는 이란의 후원을 받는 시아파 후티 반군을 겨냥해 예멘을 상대로 공습작전에 나서, 예멘 민간인 사상자가 늘어나는 등 국제사회의 비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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