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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총선 압승 기쁨은 잠시…큰 숙제 받아든 캐머런 英총리
경제-민족 앞세워 재집권 성공불구 英 EU분리시도 잠재우기·외부 관계정상화 등 재임 초기행보 전세계 이목
 ‘공정한 감각의 회복(renewal)’

연임에 성공한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보수당 국회의원 평의원들 모임인 ‘1922 위원회(1922 committee)’에 참석해 밝힐 집권 2기의 슬로건이다.

영국 BBC방송일 10일(현지시간) 캐머런 총리의 이날 연설 내용을 미리 전했다. 2010년 시작된 첫 임기 5년은 세계 경기 침체 이후 경제 살리기에 초점을 맞춘 ‘복구’의 시기였다면, 앞으로의 2기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드러난 지역, 민족, 인종간의 분열을 공정한 감각으로 보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캐머런 총리의 보수당은 이번 총선에서 노동당과 박빙 승부를 보일 것이라는 사전 여론조사 결과를 뒤엎고 과반(326석)을 넘는 331석을 확보했다. 보수당 승리 배경을 두고 반(反) 유럽연합(EU), 반(反) 이민 등 민족주의 감성을 건드려, ‘수줍은 토리(선거 전에 의견표출을 꺼리는 보수당 지지자)’의 결집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 때문에 워싱턴포스트(WP)는 캐머런 총리를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빗대, 두 총리가 재선에 승리를 위해 “공포요소”에 의존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지난 3월 이스라엘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등 위기감을 조성했다면, 캐머런 총리는 노동당이 다수당이 되면 사실상 의회는 스코틀랜드독립당(SNP)이 장악한다며 민족주의를 자극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보수당의 승리에 기여한 ‘분열공포’는 집권 후 가장 심각한 후폭풍을 가져올 전망이다.

캐머런 총리는 2017년까지 EU 탈퇴를 묻는 국민투표를 약속했다. 그런데 스코틀랜드는 EU탈퇴에 반대입장이다. 캐머런의 국민투표 실시는 스코틀랜드가 다시 독립을 추진할 중요한 빌미가 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움직임이 본격화되면 북아일랜드와 웨일즈 등의 자치권 확대 목소리도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WP는 이번 총선을 ‘끝의 시작’이라며, EU탈퇴와 스코틀랜드 독립이 현실화된다면 “캐머런 총리가 ‘리틀 잉글랜드의 건국의 아버지’가 될 수도 있다”고 비꼬았다. EU 회원국들 사이에서도 영국의 분리시도에 대한 경고가 쏟아지고 있으며, 각국 지도자들은 캐머런 총리의 해명을 압박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캐머런 총리는 총선 승리 후 기자회견에서 “하나된 영국”을 강조했고, 또다른 TV인터뷰에서는 “유럽 지도자들과 재협상이 먼저이며, 그 다음이 국민투표”라고 말을 바꿨다.

결국 국내 분리주의를 잠재우고, 유럽연합 등 외부와의 관계정상화를 이끌어야하는 캐머런 총리의 재임 초기 행보에 당분간 세계인들의 눈이 쏠릴 전망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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