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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롯데 개장, 이번엔 안전할까?…시민들 ‘기대반ㆍ우려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크고 작은 일들이 연달아 벌어지다보니 밖에서 보기엔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해부터 여기서 일한 입장에선 딱히 위험하단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오는 12일 일반 재개장을 앞둔 서울 잠실 제2롯데월드몰 2층의 한 의류매장에서 일하는 이모(34ㆍ여) 씨는 안전 사고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잘라 말했다.

수족관과 영화관 재개장이 코앞으로 다가온 주말 제2롯데월드는 이틀간 20만명의 방문객들이 몰려 모처럼 북적였다. 

오는 12일 영화관과 수족관(아쿠아리움)이 일반에 재개장되는 제2롯데월드몰에 주말동안 약 20만명의 고객이 몰리는 등 모처럼만에 활기가 돌았다. 9일부터 11일까지 무료관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요일인 10일 아쿠아리움에는 무료 관람을 위해 시민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불과 전주말 텅 빈 모습<사진 아래>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계산을 위해 줄을 서야 하는 곳도 종종 눈에 띄일 정도였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부 시민들은 “언제 또 사고가 벌어질지 모른다”며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상인들도 “당장 늘어난 방문객 수는 반갑다”는 입장이지만, 아직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재개장 앞둔 롯데월드몰 기대감↑= 11일 롯데물산 측에 따르면 9일과 10일 제2롯데월드를 찾은 방문객은 각각 9만9000명, 9만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안전 논란으로 수족관과 영화관이 문을 닫으며 하루 평균 5만명 수준으로 떨어졌던 방문객이 개장 초기 분위기(일 평균 10만명)를 회복하는 모양새다.

특히 5개월여만에 재개장을 앞두고 9일부터 11일까지 3만6000명을 대상으로 무료 이용 행사를 진행한 수족관과 영화관 앞에는 긴 줄이 늘어졌다. 수족관은 당초 계획했던 인원보다 더 많은 숫자가 몰려와 추가로 1000명을 수용한 뒤 오후 3시 일찌감치 입장을 마감했고, 영화관도 사전 이용 신청을 하지 않고 찾아온 방문객들을 그냥 돌려보낼 수 없어 남는 영화 관람표를 제공했다. 

불과 전주말 텅 빈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경기도 과천에서 왔다는 이모(74ㆍ여) 씨는 “TV에서 여기 오면 공짜로 영화도 보여주고 수족관 구경도 시켜준다고 해서 과천에서 여기까지 혼자 왔다”며, “점검을 다 했으니 문을 연 것 아니겠느냐”고 안전을 확신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수족관을 찾은 유모(30ㆍ여) 씨도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제2롯데월드를 찾고 있지만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오랜만에 수족관을 가보니 눈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이 몰리며 수족관 앞 푸드코트의 매출도 올랐다.

제2롯데월드 측에 따르면 9일 하루 매출이 4월 휴일 평균 매출보다 50% 이상 늘었다. 제2롯데월드 인근 상인들도 롯데월드몰 방문객이 급증하며 덩달아 이익을 보고 있다.

제2롯데월드는 수족관과 영화관 재개장을 기점으로 다양한 사은행사를 진행해 방문객을 끌어들이겠다는 각오다. 이달 초부터는 미국 팝아트의 선구자인 ‘앤디 워홀 플레이’ 행사를 열고 앤디워홀 대형 포스터를 비롯한 대표 작품을 전시 중이다. 수족관에서는 어린이 아쿠아리스트 체험 등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영화관은 개봉을 앞둔 영화 시사회와 제작발표회를 진행한다.

롯데측 관계자는 “영화관ㆍ수족관 재개장을 위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직도 불안한 시민들…‘과연 매출 늘까?’ 걱정어린 상인들=주말 양일간 약 20만명의 인파가 몰렸음에도, 여전히 제2롯데월드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민들은 적잖다.

잠실에 거주하는 김모(27ㆍ여) 씨는 “불과 얼마 전에도 의류매장에서 스프링쿨러가 오작동하는 일이 있었고, 출입문도 2번이나 쓰러지지 않았느냐”며 “영화관ㆍ수족관이 다시 문을 열어도 갈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잠실역에서 만난 이모(56ㆍ여) 씨도 “제2롯데월드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살고 있어 하루에도 한 번은 꼭 지나가고 있지만, 내 자식한테는 절대 가지 말라고 신신당부 하고 있다”면서 “저렇게 큰 건물에서 자꾸 사고가 나는데 불안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냐”고 했다.

수족관 및 영화관의 영업재개로 침체됐던 상권이 회복될 것이란 주장에도 이견 차이가 있다.

일부 상인들이 “수족관이나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늘다보면 손님들도 서서히 늘 것”이라고 낙관하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상인들은 회의적이다.

의류매장 직원 이 씨는 “사용제한 조치 전에는 러버덕 등 볼거리ㆍ즐길거리가 많았던 만큼 방문객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며 “당장 사용제한 조치가 풀린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층의 한 화장품매장 직원 김모(25ㆍ여) 씨와 정모(24ㆍ여) 씨도 “재개장 소식이 들린 후 방문객 수는 늘었지만 아직까진 무료 입장 행사를 하고 있는 영화관과 수족관 층에만 사람들이 몰려 있다”면서 “주변 상인들의 기대는 크지만 실제로 매출이 늘어날진 모르겠다”고 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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