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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바디스 한국외교] 미일ㆍ중러 신밀월시대…‘쿼바디스’ 한국외교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쿼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신에게 길이라도 물어야 할 판이다. 미국과 일본의 ‘신 밀월시대’가 본격화하자 마자 중국과 러시아가 또 다른 밀월관계를 과시하면서 대립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외교의 진로를 찾기 쉽지 않아서다.

미국과 일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를 계기로 어느 때보다 공고한 미일동맹을 재확인했다.

미일동맹의 향방은 명확하게 중국을 향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추진 등을 통해 동북아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을 공공연히 드러냈다.

이에 뒤질세라 중국과 러시아는 지난 주말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과 일본에 대응한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뒤, 시 주석에게 “우리의 위대한 친구”라고 평가한 것은 새로운 중ㆍ러 밀월관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적 측면에서는 200억달러 규모의 고속철도 연결 프로젝트와 수백조원대로 추정되는 러시아 가스의 중국 공급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또 외교ㆍ안보적 측면에서 미국과 일본을 상대로 공동대응 의지를 재확인했다.

문제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일본, 중국과 러시아의 이 같은 적대적 밀월관계가 우리에겐 시련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본의 경우 주변 강대국간 경쟁이 심화될수록 우경화 행보를 강화하는 여건이 되는 등 유리한 측면이 있지만 한국 입장에서는 강대국간 갈등이 아닌 협력하는 구조가 될 때 역할이 커진다”며 “한국은 주변 강대국들이 협력과 발전구도로 나갈 수 있도록 외교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외교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마땅한 지렛대도 찾기 힘든 상황이다.

분단국인 점을 활용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동북아 외교전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지만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연습 종료 뒤에도 대남 비난 공세를 이어가면서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에까지 나서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대화에 나서기도 어렵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 외교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라도 북한을 상대로 대화와 안보 ‘투 트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외교적으로는 기후변화나 문화외교 등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가면서 더디더라도 우리에게 우호적인 여건을 만들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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