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여객선운임 할증제 시행이 관심을 끌고 있다. 주말과 공휴일, 하계 특별교통대책기간에는 연안여객선 요금을 최대 10% 할증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돼 각 선사가 요금 인상을 저울질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9일 ‘내항해운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할증제를 도입하고, 이번 주 각 선사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8일 밝혔다.

그동안 연안여객선 요금은 국토교통부가 매년 지정하는 하계 특별교통대책기간에만 10%까지 할증할 뿐, 나머지 기간에는 할인은 할 수 있어도 할증은 불가능했다.

선사들은 “항공기, KTX는 수요에 맞춰 요금을 조정하면서 뱃삯만 묶어놨다”며 탄력 운임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주말, 성수기에 여객선요금 할증…섬 주민은 제외

해수부는 고시 개정을 통해 토요일, 일요일, 공휴일, 하계 특별교통대책기간 및 같은 기간 종료 후 5일간 10% 범위에서 운임을 할증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다만 섬주민에 대해서는 할증제를 적용하지 못하게 단서를 뒀다. 하계 특별교통대책기간은 보통 7월 마지막 주부터 17∼18일간 정해지며 해수부는 여기에 5일을 더해 성수기 요금을 받을 수 있게 근거를 마련했다.

선사들은 할증제 도입을 반기면서도 실제로 주말·공휴일 요금을 인상할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천∼백령도 항로에 여객선을 운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 후 안전관리가 대폭 강화되면서 장비개선 등 비용지출이 늘었는데 할증제 도입으로 재원을 충당할 여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주말, 공휴일 승객 수요를 고려해 인상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포∼제주 항로를 운항하는 선사 관계자는 “제주도에 취항하는 저가항공사와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할증료 도입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며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이 자율적으로 요금을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여객선이 버스나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보다 운임이 비싸 요금이 오르면 이용자가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해수부는 여객선 운임에 항공기처럼 유류할증료 도입도 추진하기로 하고 연구용역을 발주해 올해 가을 결과를 받아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