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돌아가신 어머니께 지난 8년 동안 한번도 거르지 않고 매월 용돈을 보낸 딸이 모아진 용돈을 어머니의 뜻을 기려 대학에 장학금으로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시 동래구 안락동에 사는 신임순(73세ㆍ여ㆍ사진) 씨로 지난 7일 부경대학교에 장학금 1000만원을 기부하면서 사연이 알려졌다.
신 씨는 2008년 1월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도 아직 살아계시는 것처럼 달마다 10∼20만원을 통장에 계속 입금했다. 신 씨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마와 더 멀리 헤어져버릴 것 같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칠순이 넘어서도 어머니 호칭은 여전히 ‘엄마’였다.
6남매 중 맏딸로 어머니에 대한 정이 각별했다. 자식들 공부시키려고 1958년 시골에서 부산으로 이사와 삯바느질을 하며 살림을 꾸렸고 오랜 투병으로 누운 아버지 병간호 등에 자신의 삶을 오롯이 바쳐야했던 어머니의 희생과 아낌없는 봉사를 가장 가까이서 보았기 때문이다.
통장에 돈이 모이자 신 씨는 이 돈을 그런 어머니를 위해 써야겠다고 결심했다. 온수도 안나오는 셋집에 사는 신 씨도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우리 남매들을 대학에 보내지 못한 것이 엄마의 한이었다”면서, “이 돈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도우면 우리 엄마도 기뻐하실 것이다”고 확신했다.
신 씨는 비록 작은 정성이지만 이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어머니의 희생을 한번이라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세상에 태어난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특히 불효하면서 자신만은 잘되기를 바라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처럼 헛된 것이다”고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한편, 신 씨는 2003년 만학도 주부특별전형으로 부경대 법학과에 입학, 단 한번의 결석도 없이 졸업했고 박사과정까지 수료했다. 부산미술협회 등의 초대작가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는 등 70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도전적인 삶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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