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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도바 거덜낸 재벌2세 횡령 전모는…
해외지인통해 은행서 10억弗대출…GDP12%규모…증거는 모두 폐기


지난해 3일만에 몰도바 은행에서 10억 달러(한화 1조 900억원) 상당의 돈을 빼돌린 재벌 2세 일란 쇼어(Ilan Shorㆍ28)의 사기 정황을 조사한 내부보고서의 일부가 공개됐다. 보고서상의 비결은 재벌2세의 인맥과 재력이었다.

몰도바 의회는 쇼어의 사기 정황을 수사하기 위해 미국 민간조사원 크롤(Kroll)에 수사를 의뢰했고, 최근 그 보고서를 전달받아 일부를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2014년 11월3일 국영은행 1곳을 포함한 몰도바 주요 은행 3곳에서 신원이 불분명한 인물들에게 총 10억 달러가 대출됐다. 몰도바 국내총생산(GDP)의 12% 상당하는 액수다.

보고서는 쇼어는 해외 여러 지인들을 통해 몰도바 주요 은행 3곳의 예산을 빼돌렸다고 분석했다. 특히 쇼어는 2013년 주요 은행 3곳 중 2곳인 유니뱅크(Unibank)와 방카 이코노미(Banca Economii)의 주요 지분을 확보했다. 더군다나 쇼어는 당시 방카 이코노미의 대표이기도 했다.

하지만 몰도바 정부가 보고서만으로 쇼어의 혐의를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몰도바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과정에서 수법과 이동경로를 나타낸 내부자료는 이미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장 중요한 전자자료는 이미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거래내역과 장부내역을 담은 문서들을 보관하고 있던 승합차량도 수사 직전 도난 당해 몇 시간 뒤 불에 탄 채 발견됐다.

보고서 내용에 대해 쇼어그룹 대변인은 “잘못이 있다면 고의로 돈을 빼돌린 것이 아니라 자금 운영에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란 쇼어는 면세점과 보험 등 다양한 회사를 물려받았고 현재 방카이코노미와 쇼어그룹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부패와 사기 혐의로 8시간동안 조사를 받은 후 개인 비행기를 이용해 모스크바로 떠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한편, 몰도바의 수도 치스마우에서는 수 천 명의 시민이 거리로 지난 3일부터 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의회에 감사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고, 쇼어에 자택연금 조치만을 내린 검찰과 판사, 그리고 경찰들의 사퇴를 요구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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