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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천예선]40도 진흙 비탈길도 거뜬하게…‘다재다능’컴팩트SUV의 재발견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


“진흙 내리막길입니다. 브레이크 밟지 마세요!”

비 내리는 경주 토함산. 차량 무전기로 당혹스러운 지시가 내려졌다.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는 본능이거늘 그걸 하지 말라니….’ 운전대를 꽉 쥐고 브레이크에서 발을 뗐다. 차량은 전자동 지형반응시스템 ‘진흙’ 모드와 내리막길 속도제어장치(HDC)가 설정된 상태였다.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은 일반, 풀·자갈·눈, 진흙, 모래 4가지 노면 상태에 따라 최적의 주행을 가능케 하는 기능이다. HDC는 급사면 시속을 5㎞~30㎞까지 조절할 수 있다. 차는 서서히 내려가다 가속이 붙으면 자동으로 멈추고 다시 내려가길 반복하며 평평한 지면까지 무사히 도달했다. 40도 경사로를 브레이크 없이 내려온 것이다.

랜드로버 프리미엄 컴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디스커버리 스포츠’ 얘기다. 이달 중순 국내 공식 판매에 들어가지만 이미 사전계약 1000대를 돌파했다.

디스커버리 스포츠는 68년 전통의 4륜구동(네바퀴 굴림) 전문 자동차 업체 랜드로버의 디스커버리 첫번째 패밀리 모델이다. 랜드로버를 구성하는 세가지 축인 럭셔리(레인지로버), 레저(디스커버리), 다목적성(디펜더/국내 미출시) 중 레저 라인업에 속한다. 

지난달 29일 경주에서 디스커버리 스포츠 어드벤처 데이 시승행사가 열렸다. 토함산 오프로드는 단순 비포장도로가 아니었다. 굵은 자갈은 물론 비에 젖은 진흙길이 이어졌고 40도 경사로와 흙탕물 수로를 지나야 하는 ‘험로’였다. 진흙길 사이로 바퀴가 미끌어지기 일쑤고 차체는 울퉁불퉁 자갈길에 흔들렸지만, 스티어링휠(운전대)만 쥐고 있으면 차량은 알아서 균형을 찾아냈다.

내부에서 느껴지는 충격은 크지 않았다. 알루미늄 구조의 뒷바퀴 인테그럴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노면 충격을 흡수했다. 접근각(앞바퀴 경사각) 25도, 이탈각(뒷바퀴 경사각) 31도, 등판각(차량과 지면 경사각) 45도 성능이 극한의 장애물도 쉽게 통과시켰다. 높은 지상고(212mm) 덕에 차체가 바닥이 쓸리는 느낌은 거의 받지 못했다. 60cm의 도강능력은 흙탕물 물살도 거침없이 갈랐다.

오프로드에 이어 온로드 구간으로 들어서자 도심형 SUV답게 질주 본능을 드러냈다. 디젤차가 맞나 싶을 정도로 정숙함이 돋보였다. 외부 소음을 막는 특수 유리와 공기저항계수를 줄여 풍절음을 최소화한 덕분이다. 파워트레인은 2.2리터 터보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대 190마력, 토크 42.8kg/m의 힘을 낸다. 9단 자동 변속기는 촘촘한 기어비로 변속 충격 없이 매끄럽게 가속된다. 다만 정지신호에서 멈췄다가 급가속할 때 반응속도가 생각보다 더딘 점은 아쉬웠다.

외관 전면은 보닛 위 ‘DISCOVERY’글자로 시선을 압도한다. 6각형 패턴의 메쉬그릴과 하단의 대담한 사다리꼴 공기 흡입구는 강렬한 앞모습을 완성했다. 실내공간은 패밀리카로 사용하기에 충분하다. 뒷좌석은 앞ㆍ뒤로 최대 160mm까지 조절할 수 있어 동급 5인승 경쟁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했다. 국내 가격은 기본 SE 모델이 5960만원, 상위 트림인 HSE 럭셔리는 6660만원이다. 기본 주행성능은 동일하고 HSE 럭셔리에 16개 스피커를 탑재한 메리디안 서라운드 사운드 오디오 시스템 등 일부 편의사양이 추가됐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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