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범죄의 재구성] 어버이날을 더 슬프게 만드는 패륜범죄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오늘은 이땅의 모든 아버지, 어머니들이 감사와 축하를 받아야 할 어버이날입니다.

하지만 최근 우리에게 들려진 여러 패륜 범죄 소식들은 오히려 어버이날을 더 슬픈 날로 만들고 있습니다.

갈수록 패륜 범죄의 동기도 자신을 화나게 했다는 식의 막무가내성 이유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지난 6일에는 취업 문제로 말다툼 끝에 50대 어머니를 발로 차 숨지게 한 한 30대 남성이 구속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사는 이 남성은 고등학교 졸업 후 일정한 직업 없이 10여년 동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왔습니다.

이에 어머니는 회사에 들어가 일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기회가 닿는 대로 아들을 타일러 봤지만 오히려 말싸움으로 번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어머니가 다시 아들에게 “언제까지 직업 없이 집에만 있을 거냐”며 약간의 핀잔섞인 권면을 하자 이에 격분한 이 남성은 어머니를 발로 차기 시작합니다.

아들에게 매 맞는 어머니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하지만 이 아들은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고, 끝내 어머니가 쓰러진 것을 보고 나서야 정신을 돌아옵니다.

뒤늦게 이성을 찾게 된 이 남성은 바로 119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고,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겼지만 어머니는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평소 취업 때문에 스트레스를 주는 어머니에게 불만이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어머니를 숨지게 할 생각은 없었다, 자기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밝혔습니다.

헤어지잔 애인의 아버지를 죽인 일도 있었습니다. 그것도 여자가 말이죠.

한 30대 여성은 부모님이 결혼을 반대한다며 동갑내기 남자친구로부터 최근 결별을 통보받게 됩니다.

이에 앙심을 품고 이 여성은 지난 4일 울산에 있는 남자친구의 집에 잠입해 예순을 바라보는 남자친구의 아버지의 목을 졸라 질식시켜 죽이게 됩니다.

이 여성은 계획적으로 살해 직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흉기로 죽은 아버지의 손목에 상처를 냈지만,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범행도구에서 이 여성의 DNA가 검출되면서 결국 덜미가 잡히게 됐죠.

경남 사천에선 지난 1일 남매가 공모해 아버지를 죽이려다 실패한 사건이 발생되기도 했습니다.

30대인 두 남매는 칠십이 다 된 아버지의 재산을 상속받으려고 미리 계획을 짠 뒤 다름 아닌 바로 집 마당 앞에서 아버지 살해를 기도했습니다.

미리 짜인 각본대로 아들은 아버지를 전기충격기로 넘어뜨리고 가스분사기를 얼굴에 분사한 뒤 각목으로 때렸습니다.

딸도 미리 준비한 철근으로 아버지를 내리쳤는데, 뒤늦게 달려온 어머니의 만류로 아버지는 구사일생 됩니다.

두 남매는 생활고로 월세방과 원룸을 전전했는데, 어렸을 때 아버지에게 당한 폭행 기억이 빈곤 문제와 겹치면서 이같은 극악 범행에 이르게 됐다고 합니다.

최근 출판된 초등학생의 ‘잔혹동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학원을 보내는 미운 엄마를 고통스럽게 죽이겠다는 내용으로 ‘엄마를 씹어 먹어’, ‘눈깔을 파먹어’ 등 공포영화에나 나올 법한 폭력적인 글귀들이 과연 초등학생 머리에서 나올 수 있는 말들인지 보는 이의 눈을 의심스럽게 만들었습니다.

또 노인 학대의 주범은 자신이 낳은 아들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어르신보호전문기관 두 곳에 접수된 노인학대 사례에 따르면 학대 행위자의 40% 이상이 아들인 것으로 집계됐죠.

어버이날 즈음에 밝혀진 이같은 우울한 사건, 소식들이 이 땅의 아들, 딸들에게 부모님에 대한 마음을 자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랄 뿐입니다.

gil@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