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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일ㆍ중러 新밀월…러브콜 한국은 어디로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미일, 중러가 각각 ‘편짜기’에 나서면서 모두에게 러브콜을 받는다고 자평한 한국 외교가 머쓱해졌다. 러시아 전승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주석이 러시아를 찾는다. 미일 신(新)밀월관계에 이은 중러 정상 간 회동이다. 중러 정상회담은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대통령 대신 윤상현 대통령정무특보를 특사로 보낸다.

시 주석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러시아 방문에 앞서 시 주석은 언론 기고문을 통해 중러 관계를 ‘동주공제(同舟共濟,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로 표현했다. 그는 “협력하면 강해지고 고립되면 약해진다”며 “중국과 러시아 민족은 모두 위대한 민족으로 우환과 재난을 함께 하며 피로써 전우애를 다졌다”고 말했다. 중러 관계를 ‘혈맹’으로 격상시키는 발언이다. 

정치적 협력만 부각한 게 아니다. 양국은 경제ㆍ군사협력도 한층 강화한다. 정상회담을 통해 약 40건의 문서가 서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엔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중부 도시 카잔을 잇는 약 770km 구간 고속철도 사업에 중국이 60억 달러 상당을 투자하는 양해각서가 포함돼 있다. 그밖에 에너지, 군사 분야 협력도 양해문서에 대거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에 이어 중러까지 동맹을 과시하며 신냉전구도를 구축하면서 한국은 외교적 딜레마에 빠졌다. 미중 사이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정작 상황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양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게 아니라 고립되는 듯한 모양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지난 3월 “미국과 중국으로부터 동시에 러브콜을 받는 건 축복”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남북관계 역시 순탄치 않다. 통상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는 5월은 남북관계의 ‘해빙기’로 불리지만, 올해엔 경색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전단살포, 개성공단 임금 논란, 우리 국민 억류 사태 등이 겹쳤다. 남북 모두 연이어 강한 성명이나 논평을 발표하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그나마 민간 차원에서 실마리가 나왔다는 건 가뭄 속 단비다. 남북 민간단체는 이날 6ㆍ15 공동선언 기념행사를 오는 6월 14~16일 함께 개최키로 합의했다. 6ㆍ15 남북 공동행사는 지난 2008년 금강산에서 개최된 이후 무산됐다. 올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7년만에 재개된다.

러시아 전승식 행사에서 남북 당국 간 접촉이 있을지도 관심사다. 우리 정부는 윤상현 특보를,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대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참석한다. 양국 모두 정상이 불참하고 특사가 대신했다. 각국 정상과 만나기엔 남북 모두 격이 떨어지지만, 오히려 남북 간 접촉하기엔 한층 부담을 덜게 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남북관계에서 대립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 외교가 할 말을 하지 못한다”며 “외교 위기를 극복하려면 남북관계 정상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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