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잔혹동시 논란, 진중권 “매우 독특해 널리 권할만하다”…다른 작품보니?
[헤럴드경제]잔혹동시 논란, 진중권 “매우 독특해 널리 권할만하다”…다른 작품보니?

일명 ‘잔혹 동시’가 수록된 동시집 ‘솔로 강아지’가 논란이 된 가운데 문제의 동시를 쓴 어린이의 다른 작품들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진중권 교수는 “나머지 시들은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만하다”고 했다.

지난 3월 30일 발간된 동시집 ‘솔로강아지’ 중 ‘학원 가기 싫은 날’의 내용과 삽화가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해당 출판사는 도서 전량을 회수하고 보유하고 있는 도서 전량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문제가 된 ‘학원 가기 싫은 날’은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땐 / 이렇게 /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 등의 다소 폭력적인 내용이 포함됐다. 

잔혹동시 논란, 진중권 “매우 독특해 널리 권할만하다”…다른 작품보니?

이 시는 초등학생 이모(10)양이 썼다. 시가 수록된 장에는 여자아이가 (어머니로 보이는) 쓰러진 여성 옆에서 심장을 뜯어먹고 있는 삽화가 곁들여져 있다.

한편 이 어린이는 이 책의 제목인 ‘솔로강아지’라는 시도 썼는데 내용은 ‘우리 강아지는 솔로다 // 약혼신청을 해 온 수캐들은 많은데 / 엄마가 허락을 안 한다 // 솔로의 슬픔을 모르는 여자 / 인형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우리 강아지 // 할아버지는 침이 묻은 인형을 버리려 한다 / 정든다는 것을 모른다 // 강아지가 바닥에 납작하게 엎드려 있다 / 외로움이 납작하다 //’고 표현해 네티즌들의 찬사를 받았다.

또 ‘내가 시를 잘 쓰는 이유’라는 제목의 작품에는 ‘상처딱지가 떨어진 자리/피가 맺힌다//붉은 색을 보니 먹고 싶다/살짝 혀를 댄다 // 상큼한 쇠맛 / 이래서 모기가 좋아하나? // 나는 모기도 아닌데 /순간 왜 피를 먹었을까 //몸속에 숨어 사는 피의 정체를 알아보려면/상처딱지를 뜯고 피를 맛보아야 한다 //모기처럼 열심히 피를 찾아야 한다 / 모든 시에서는 피 냄새가 난다’의 내용이 담겼다.

진중권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에 “‘솔로 강아지’ 방금 읽어 봤는데, 딱 그 시 한 편 끄집어내어 과도하게 난리를 치는 듯”이라며 “읽어 보니 꼬마의 시 세계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가 아는 그런 뻔한 동시가 아니다. ‘어린이는 천사 같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믿는 어른들의 심성에는 그 시가 심하게 거슬릴 것이다. 그런 분들을 위해 시집에서 그 시만 뺀다면, 수록된 나머지 시들은 내용이나 형식의 측면에서 매우 독특하여 널리 권할 만 하다”고 적었다.

진중권 교수는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지 않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 더럽고 치사하고 때로는 잔인하기까지 하다”며 “그 더러움/치사함/잔인함의 절반은 타고난 동물성에서 비롯되고, 나머지 절반은 후천적으로 애미/애비한테 배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