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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인텔 넘어설‘반도체 미래’ 평택에 첫삽 떴다
화성-기흥공장 합친 것과 맞먹는 대규모
기흥~화성~평택 잇는 ‘반도체 클러스터’로
1위 메모리 이어 시스템 키워 시장석권 포석


삼성전자가 종합반도체 1위기업을 위한 첫삽을 떴다. 삼성전자가 7일 착공한 평택 반도체 공장은 여러 측면에서 세계 최대규모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진들은 평택공장이 삼성 반도체의 미래를 책임지는 핵심기지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공장이 완성되면 기흥ㆍ화성 ㆍ평택으로 이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보유한다. 재계는 삼성전자의 공격적인 투자를 반도체 시장 석권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분야 세계 1위인 삼성전자가 약점으로 꼽히는 시스템 반도체 부문을 키워 인텔을 넘어서는 종합반도체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의 일환인 것이다.

2017년까지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 1기 라인이 들어설 평택고덕산업단지의 부지 전경.2017년까지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공장 1기 라인이 들어설 평택고덕산업단지의 부지 전경.

▶반도체 영업이익 15조원 시대=삼성전자의 평택 반도체라인 투자는 지난해 10월말 최악의 실적을 받아든 상황에서 결정됐다. 위기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투자해 반도체시장을 장악하려는 전략을 새로운 해법으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토대가 됐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최근 사상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을 도맡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전통적인 비수기인 올 1분기에만 3조원 넘는 수익을 벌어들였다. 연간 영업이익 15조원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과감한 투자를 단행해 반도체 사업의 성장세에 탄력을 한껏 붙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도체 시장이 호황이란 점도 투자에 힘을 실어줬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오랜 치킨게임을 끝내고 지난 2013년부터 구조적인 성장기에 진입했다.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는 시장상황도 호재다. 전세계 IT업계에 화두로 떠오른 사물인터넷(IoT)에 기업들이 속속 투자하고, 웨어러블기기 등 모바일기기가 다양해지면서 반도체 관련 수요는 늘어날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삼성전자가 시장이 포화된 스마트폰보다는 반도체에서 성장기폭제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관련 주요 생산거점을 재편해 라인을 늘리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중국 시안사업장에서 두번째 V낸드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화성 공장에 짓고 있는 17라인의 절반은 D램 생산용으로, 나머지 절반은 시스템반도체 생산용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잘나가는 주력제품의 생산경쟁력을 강화해 시장지배력을 다지겠다는 얘기다. 이같은 작업은 평택공장 1기 라인이 완공되는 2년 후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 반도체시장은 스마트폰이나 가전과 달리 진입장벽이 높다”면서 “핵심경쟁력인 미세공정 전환에서도 주도권을 잡은만큼 삼성전자의 장기적인 성장축은 스마트폰이 아닌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고 말했다.


▶ 2017년 1위 인텔 잡는다=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줄곧 1위였다. 하지만 반도체 전체 시장에서는 인텔에 늘 뒤쳐졌다. 삼성전자는 선행투자로 비메모리반도체 분야를 보강해 인텔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에서는 비메모리반도체 부문이 부쩍 강화됐다.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성과는 뚜렷하다. 공정세밀도에서 14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를 넘어 10나노까지 상업생산이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올 하반기 미국 오스틴공장에서는 시스템반도체 증설에 나선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14나노미터 핀펫 공정으로 추가 양산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메모리는 물론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위상이 급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회사로, 웨어러블기기 시대에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원칩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인텔 대신 삼성전자가 반도체플랫폼의 시장주도권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점유율은 인텔과 삼성전자가 각각 15%, 10.4%로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시스템반도체 회복세를 앞세워 매출 성장이 이어지면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은 올해 44조원, 내년 49조원, 2017년에는 57조원을 기록해 인텔(5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의 대규모투자도 예고되고 있다. 중화권의 견제가 유독 심하다.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업체 대만 TSMC는 올해 전년대비 25% 늘어난 최대 120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업계 3~4위 업체인 대만 UMC와 중국 SMIC도 올해 투자규모를 전년대비 20% 늘였다. 삼성전자가 1위를 기록중인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도 2~3위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올해 각각 52억 달러와 36억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전망됐다.

평택=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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