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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스템? 메모리?…반도체시장‘게임체인저’로
10나노미터대 차세대 D램 양산기지 ‘무게’…20나노 D램 독주…초미세 공정시장 주도
삼성전자가 7일 착공한 평택고덕산업단지 반도체 공장 1기 라인은 완공 이후 반도체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체인저’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이 공장의 단일 면적은 283만㎡로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반도체 공장 중 가장 큰 규모인 화성(159만㎡)과 기흥(142만㎡) 공장을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다. 이곳에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의 초미세 공정이 도입돼 폭발적으로 물량을 쏟아 낸다면 순식간에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평택 공장을 10나노미터(nm)대의 차세대 D램 양산기지로 활용할 것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 완공까지 2년여의 시간이 남은 만큼 속단은 금물이지만, 모바일용 고성능 D램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 열린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무 역시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을 생산 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도 “평택 공장은 모자라는 D램 생산 공간을 미리 확보하는 차원에서 실행하는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현재 완공을 코앞에 둔 화성 공장 17라인에서 D램을 생산하고 있다. 이 공장은 당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지어졌지만, 20나노 D램의 수요가 기존 공장의 캐파(CAPAㆍ생산능력)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임시 D램 생산라인으로 변통됐다. 경쟁사들이 핵심기술 부족으로 25나노 D램 체제에 머물러 있을 때, 지난해 3월 삼성전자가 홀로 20나노 D램을 양산하면서 발생한 ‘블랙홀 현상’(고성능 D램 수요가 삼성전자로 수렴하는 현상)이다.

초미세 공정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는 시장의 흐름을 고려해도 이런 가설은 딱 들어맞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오는 2017년부터는 10~12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평면형 낸드플래시와 10나노대 공정으로 생산된 D램이 시장의 주류 제품이 될 전망이다. 2017년은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1기 라인이 완공되는 시기다. 현재 연구개발 중인 10나노대 D램의 샘플이 늦어도 내년 중반이나 하반기 이전에 나온다면, 본격적인 양산은 이곳에서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최근 “내년 말부터 10나노 핀펫(Fin-fet) 공정에서 시스템 반도체를 양산할 것”이라며 모바일 AP 시장 공략 보폭 확대를 공언한 것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세계 최초로 14나노 핀펫 공정에서 모바일 AP를 양산, 애플과 퀄컴 등 쟁쟁한 고객사의 파운드리 물량을 흡수한 바 있다. 향후 10나노 핀펫 모바일 AP가 시장의 대세로 떠오를 경우 기존 기흥과 미국 오스틴, 화성(17라인) 공장과 함께 평택 공장이 일부 물량을 소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미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수율 향상에 집중하고 있는 20나노 D램을 경쟁사들은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격차가 크다”며 “이런 초격차 기술에 안정적인 생산능력까지 보태진다면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나노미터는 반도체의 회로 선폭을 나타내는 단위로 10억분의 1m를 의미한다. 이 숫자가 낮아질수록 반도체의 속도와 생산성이 큰 폭으로 향상된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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