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 ‘가짜 백수오’의 유해성 여부를 두고 한국소비자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상반된 입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리얼푸드 뉴스]‘가짜 백수오’ 안전하다는 식약처, 믿어도 되나

6일 식약처의 국회 현안보고에서 김승희 식약처장은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재차 밝혔다. 김 처장은 이날 보건복지위원회 백수오 제품 원료 문제 관련 현안보고에 출석해 “이엽우피소는 국외에서 식용으로 섭취한 경험이 있고 전문가들의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볼 때 해당 제품 섭취에 따른 인체 위해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비자원에서 중국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엽우피소가 간독성, 신경쇠약 등의 부작용 사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 연구는 OECD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는 시험법으로 수행돼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리얼푸드 뉴스]‘가짜 백수오’ 안전하다는 식약처, 믿어도 되나

식약처는 앞서 이엽우피소가 식품 원료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지만, 이는 안전성 때문이 아니라 이엽우피소를 식품 원료로 사용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소비자원은 중국 난징대학교의 연구결과 등을 바탕으로 이엽우피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기관의 입장조차 엇갈리면서 소비자들의 혼란과 분노는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가짜 백수오‘ 제품을 제대로 관리ㆍ감독하지 못한 식약처가 논란을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선도 많다. 백수오 대량 환불 사태에 직면한 홈쇼핑업계도 신경을 곤두세운 상황.

일부 소비자들은 그간 백수오 제품을 복용하면서 속쓰림·소화불량 등 부작용을 겪었다며 의료기관에서 혈액검사 등을 받은 뒤 피해보상을 위한 소송까지 나서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녹색소비자연대도 백수오 피해자의 단체소송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조물 책임법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분쟁 해결 기준 등을 고려하면 백수오 제품은 ‘하자 있는 상품’ 또는 ‘이물질이 들어간 제품’으로 볼 수 있고 허위ㆍ과장광고를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 녹색소비자연대의 설명이다.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가짜 백수오가 설사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환불 요구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또한 소비자원 검사 이전의 제품이 설사 진짜라고 하더라도, 100% 다 검사를 한 것도 아니고 가짜가 섞였을 개연성이 높은데 소비자들이 믿어주겠냐”고 우려했다.

소비자원은 백수오 제품 원료 공급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이 동일 공급업자로부터 지난해 12월 17일과 올해 3월 26일, 3월 27일 등 세 차례에 걸쳐 받은 백수오 원료를 전량 회수ㆍ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이번 검사에서 가짜로 밝혀진 3월 입고분 이전의 원료로 만들어져 시중에 유통중인 백수오 제품도 전량 폐기 대상이라는 것. 그러나 식약처와 내츄럴엔도텍은 3월 입고분 외의 제품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지난 4일 간담회를 통해 홈쇼핑업계에 자발적인 환불 방안을 마련하라고 한 소비자원은 오는 8일 홈쇼핑업계와 2차 간담회를 가지고 종합적인 환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