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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현준 체제 1년만에…볕드는 효성 중공업
[헤럴드경제=김윤희 기자]잇단 적자로 그룹내 골칫덩이로 전락했던 효성 중공업에 서서히 볕이 들고 있다. 2011년부터 3년연속 대규모 영업손실을 낸 효성 중공업은 지난해 143억의 소폭 흑자를 낸데 이어 올 1분기에만 3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사장이 직접 키를 쥐기 시작한 지 1년여만이다. 무리한 해외사업 확장으로 인한 저가수주 ‘악몽’에서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매년 1000억~2000억원에 달하는 흑자를 올리던 호황기에 비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경쟁력 있는 신사업을 무기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 무리한 사업확장, 저가수주의 악몽=초고압차단기와 변압기를 만드는 효성 중공업 부문은 2000년대 초까지만해도 영업이익률이 10%에 이르는 알짜 사업부였다. 당시 조석래 회장은 통상 30~40년 주기인 미국의 전력노후 설비 교체 시기가 도래할 것을 예상하고 세계 최대 전력시장인 미국에 판매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2003년 미국 북동부 지역의 대정전을 계기로 미국 전력설비 교체가 본격화되자 효성 중공업의 실적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효성 조현준 사장(왼쪽)이 해외 전력학술회의에 참석해 자사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가인프라 설비를 확장하는 중동, 경제성장으로 전력수요가 크게 증가한 중국과 인도 등이 가세하면서 효성 중공업은 전성기를 맞았다.

조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이 2006년 전력PU장, 2007년 중공업PG장으로 부임하면서 이같은 해외 진출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효성 중공업 부문의 매출은 2007년 1조3800억원에서 3년만인 2010년 2조3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그러나 외형이 무섭게 불어나는 동안, 내실은 곤두박질쳤다. 수주실적 올리기에 급급했던 중공업 부문이 저가, 혹은 까다로운 제품 물량만 잔뜩 수주해온 탓이다. 중동의 모래바람을 이기지 못했던 변압기들이 ‘불량’ 딱지를 안고 한국으로 되돌아왔고, 수리와 재배송을 거치는 동안 수익은 뚝뚝 떨어졌다. 당시 효성의 초고압변압기 덤핑률은 미국은 29.04%, 캐나다는 44.4%에 달했다. 적정가격보다 30~40%가량 덜 받고 마구잡이 수주를 해 온 셈이다.
효성 중공업 부문의 영업이익 추이

당시 저가수주의 타격은 2011년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통상 수주 후 납품까지 2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이다. 2009년 2291억원을 벌어들였던 효성 중공업 부문은 2011년 1842억원, 2012년 1716억원, 2013년 302억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냈다.

▶조현준 사장 “무리한 수주는 안한다”=효성의 ‘형제의 난’으로 조현문 전 부사장이 2013년 사임한 후, 효성 중공업 부문은 조현준 사장이 직접 챙기기 시작했다. 그동안 조현준 사장은 섬유, 조현문 전 부사장은 중공업, 조현상 부사장은 산업자재와 화학사업을 전담해왔다. 조 사장은 동생이 떠난 후 해외 전력학술회의에 참석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틈나는대로 사업현장을 돌아봤다. 
조현준 사장

조 사장은 “무리한 수주는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수익성 있는 제품을 선별해 수주하고, 원가 절감 혁신활동을 강화했다. 기술력이 뒷받침된 스태콤과 ESS, HCVC 등 신사업은 숨은 무기였다.

그 결과 4년만인 지난해 143억원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시장은 반신반의했지만, 올 1분기 다시 378억원의 흑자를 내자 효성 중공업을 되돌아보기 시작했다. IT사업에 밝은 조 사장은 앞으로 사물인터넷과 중공업 부문의 융합도 계획하고 있다.

조 사장은 “효성은 전력사업과 사물인터넷의 융합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글로벌 전력망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 앞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한 글로벌 송배전 분야의 토털 에너지 솔루션 공급업체로 세계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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