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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 ‘구원투수’ 등판 7개월 마치고 ‘더그아웃’ 돌아가는 우윤근…성적표는?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지난 해 10월,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 특별법’ 후폭풍에 휘청거렸다. 박영선 당시 원내대표가 5개월 만에 중도하차했다. 7ㆍ30 재보선 참패로 안철수, 김한길 대표가 물러난 후 구성된 비상체제가 또다시 무너졌다.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당시 정책위의장이던 우윤근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았다. 당 지지율은 10%대까지 추락한 때였다. “누구도 맡고 싶지 않았을 자리”였다. 우 원내대표는 그렇게 구원투수로 ‘지고 있는 게임’에 등판했다.

7개월이 지났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 타결 ▷12년 만에 예산안 법정처리시한 내 처리 ▷담뱃값 인상 논란 ▷김영란법 처리 ▷이완구 국무총리 인준안 통과 ▷공무원연금 개혁안 타결까지 무엇 하나 허투루 보낼 수 없는 굵직한 이슈로 가득찬 시간이었다. 우 원내대표도 “인수 인계 받은 날부터 지금까지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를 모르겠다. 이렇게 정신없이 살았던 때가 있었나 싶다”고 회고한다. 


성적표는 어떨까. 당 내에서는 대체적으로 “위기를 잘 수습했다”는 평가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체제를 거쳐 문재인 대표 체제가 들어서기까지 원내대표로서 ‘안 살림’을 잘 맡아왔다는 의미다.

우 원내대표의 가장 큰 공(功)은 ‘소통’이다.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을 구축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끝까지 대화해 상대를 설득시키는 것이 새로운 원내 투쟁의 방식”이라는 그의 소신이 배경이 됐다. 덕분에 이전까지 ‘발목잡기’로 규정되던 야당의 싸움꾼 이미지는 일부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 주례회동은 굵직한 현안마다 힘을 발휘했다.

우 원내대표도 6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 소통, 여야 소통을 위해 최선을 다해보려고 했다 가능한 국회 파행은 이끌지 말아야겠다, 국회를 정상적으로 운영해야한다는 생각을 우선으로 했고 어느 정도 실천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물론 반발도 있었다. 우 원내대표의 행보는 당 내에서 “지나치게 온건하다”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야당의 선명성을 드러내지 못해 ‘강한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우 원내대표가 임기 내 가장 잘한 일로 손꼽는 ‘2015년 예산안’ 처리 같은 경우도 일부 의원들의 평가는 다르다. 12년 만에 ‘몸 싸움’ 없이 헌법이 정한 기한 내에 예산안을 통과 시켰지만 일부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는 “너무 싱겁게 끝났다” “정부 여당에 너무 쉽게 내줬다”는 비판도 있었다.

특히 담뱃값은 우 원내대표도 인정하는 자타공인 ‘옥에 티’다. 새정치연합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우 원내대표가) 잘한 편인데, 옥에 티를 찾자면 담뱃값을 조금이라도 깎았어야 했다. 1000원이 안되면 500원이라도 깎아야 했다”라고 말했다.

우 원내대표도 “담뱃값을 지키지 못한 것이 죄송하다”고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그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처음에는 1000원만 올리기로 내부적으로 협상을 해놨는데 마지막 협상에서 (여당이) 2000원 올리겠다고 하더라. 정부는 세수가 부족하니 밀릴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당 내에서는 500원만 깎아보자는 말도 나왔다. 그런데 대안으로 내세우기에는 명분이 없더라. 그래서 (대신) 소방안전교부세를 관철시켰다”고 회고했다.

이완구 총리 후보 청문회도 거론된다. 강경파 의원들이 의원총회 등에서 ‘절대 안된다’고 목청을 높였지만 우 원내대표 일일이 만나 설득하며 결국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결국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이 총리가 사퇴하면서 ‘안 될 사람을 통과시켜줬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6일 본회의 처리를 앞두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 합의안도 여당과 공무원단체를 설득해 합의안을 도출시켰지만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을 골자로 하는 공적연금 강화라는 무거운 과제를 차기 원내지도부에 떠넘겼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날 공무원연금개혁 합의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6개월 이상 논의해 온 주요 안건을 제대로 매듭짖지 못하는 아쉬움도 남게 된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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