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학교 2015>, 조심스러운 세번째 발걸음 [HS리뷰]
가해자와 피해자는 누구인가 ⓒKBS

[ 헤럴드 H스포츠=김석준기자 ] 고은별은 서영은을 협박한 사실을 인정한다. 

"이제 나, 너랑 친구 안 해"

학창시절 친구는 세상의 전부다. 특히 친구가 아무도 없는 사람에게는 한 명의 아무개도 소중할 수밖에 없다. 교실은 서로가 서로를 짓밟는 작은 사회가 되버렸기 때문에 왕따가 되어서는 안 되고 왕따처럼 보여서도 안 된다. 그래서 친구가 되지 않겠다는 말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말일 수밖에 없다. 

친구가 없는 서영은(김보라)은 친구들에게 돈 쓰는 것을 아끼지 않는다. 영화관 티켓을 사고 노래방 비용을 내면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서영은의 친구 사귀는 수단은 돈이다. 서영은이 사려고 했던 것은 단순히 친구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친구의 티켓을 포함해 4장을 사려는 서영은에게 고은별(김소현)은 말한다.

"네가 매일 하는 게 뭐야? 영화, 친구 아니면 시간?"

서영은은 대답하기를 머뭇거린다. 아마도 그녀가 사려고 했던 건 친구보다는 시간에 가까웠던 것 같다. 서영은은 돈으로 라도 친구의 시간을 사려 했고, 고은별은 그런 그녀에게 단 10분도 팔기 싫다고 매몰차게 등을 돌려버린다. 

따돌림, 왕따, 은따 이런 용어들이 직장이 아닌 학교에서 강하게 자리잡힌 이유가 청소년들이 미성숙하기 때문은 아닐 것이다. 학교 밖 사회와는 달리 그들의 세상에서는 친구의 수 따위가 권력으로 치환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내 따돌림 문제는 <학교 2015>가 다루는 가장 민감하고도 중요한 사안이다. 

모든 따돌림 문제는 개별적이고 복잡하기 때문에 선과 악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 다행히도 <학교 2015>는 학교 내 따돌림 문제를 가해자와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거칠게 해석하지 않는다. 이제 겨우 3화가 방영될 뿐이지만 남은 이야기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byyym3608@naver.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