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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진위 눈 밖에 나면 국물도 없다? 영화제 지원 심사 결과에 ‘술렁’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영화진흥위원회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 대해 각각 예산을 깎거나 아예 지원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영화제와 영화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달 30일 영화진흥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2015년 글로벌 국제영화제 육성지원 공모 결과를 공지했다. 이에 따르면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해 지원 예산 14억5000만 원에서 6억5000만 원이 삭감된 8억 원을 올해 지원 받는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는 기존 2억 원의 지원 예산을 한 푼도 받지 못 하게 됐다. 


영진위 측은 심사 총평을 통해 (영화제 지원 심사의) 주요한 판단 근거로 “2013-2014년도 국제영화제 평가결과를 참고했음을 밝힌다”며 “올해 글로벌 국제영화제 지원은 총 지원 예산이 특정 영화제에 과도하게 집중되는 상황을 완화하고, 국제행사에 대한 지원을 세심하게 하자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결정을 하자는 취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서는 “이미 명실공히 글로벌 영화제로 위상을 점유하고 있어 자생력을 강화해야한다는 다수 의견에 의해 부분 감액했다”고 밝혔고,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의 경우 “심사 대상에는 포함해 심사를 진행했으나 전년도 평가 결과가 매우 저조하고 최근의 여러 분쟁으로 지자체에서 지원배제 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지원하지 않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부산영화제 지원금, ‘부분삭감’이라더니 절반으로 뚝?=공교롭게도 이들 두 영화제는 최근 영진위와의 사이가 껄끄러운 영화제라는 공통점이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우 지난 해 부산시가 영화제 지도 점검 결과 등을 이유로 이용관 집행위원장의 사퇴를 종용한 사실이 알려지며 영화계의 공분을 샀다. 이 사태는 영화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됐고, 영진위가 기존 영화제 상영작의 심의 규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에도 감시의 눈길이 쏟아졌다. 이는 영화제 외부에서 상영작을 사전 검열하겠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개정 시도는 잠정 보류됐지만, 부산영화제 외압 논란에서 출발한 일련의 사태와 관련, 부산영화제를 보는 영진위의 시선이 곱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부산영화제를 향한 영진위의 불편한 심기는 이번에 발표된 영화제 지원 심사 결과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영진위는 총평을 통해 부산영화제에 대한 지원 예산을 삭감한 것을 두고 ‘부분 감액’이라고 명시했지만, 전년도 지원 금액의 40%에 달하는 금액을 삭감한 것을 ‘부분 감액’이라고 볼 수는 없다. 지금까지 부산영화제는 15억 원 안팎의 지원금을 받아왔으나, 올해처럼 지원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영화계에서 보복성 삭감이라고 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원금 0원’ 서울청소년영화제 “어떻게든 영화제 열 것”=서울청소년영화제 측도 영진위와 법정 다툼을 벌이는 등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영진위는 지난 1월 임금체불 등을 이유로 영진위가 주관하는 각종 지원사업에서 청소년영화제를 배제했고, 영화제 측은 “실질 임금을 줄 명분이 없는 민원인 2명에 대해 그들의 자격 조건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영진위가 일방적으로 임금 지불을 권고했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지방법원은 영진위의 청소년영화제에 대한 사업지원 배제 등의 집행을 정지한다는 판결을 내렸으나, 영진위는 “국가보조금 자체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이 아님을 밝힌다”며 시정하지 않았다. 결국 양 측은 6월 중 법정에서 다시 시비를 가리게 됐다.

영진위의 영화제 지원 심사결과와 관련해 엄진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사무국장은 “영진위의 심사 결과를 납득할수 없다. 2013-14년 평가 결과가 나빠서 지자체가 지원을 배제한 것으로 얘기하지만 청소년영화제는 2013년도 평가 1위였다”며 “영진위의 그릇된 행정을 밝히기 위해 용기내어 올해 영화제를 개최할 것이다. 현재 급한대로 위원장님 개인 차입금으로 일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 다른 영화제의 재능 기부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번역팀이나 홍보팀의 일에 도움을 받는다면 일정을 소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진위는 일부 영화제의 지원금을 늘린 데 대해서는 “국제영화제로 도약하려는 영화제들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것이 이 사업의 취지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 조직 내홍 문제를 딛고 가장 발전적인 평가를 받았고,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총 예산 규모에 비해 영화발전기금 지원규모가 작아 이를 상향조정했다. DMZ국제다큐영화제는 전년도 신규 지원 후에 발전 가능성이 있어 예산규모를 증액했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및 서울국제여성영화제도 각각 색깔 있는 영화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이 증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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