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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애플 “미워도 다시 한번”…부품동맹에 글로벌업계 지각변동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미워도 다시 한번’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부품 동맹’에 세계 전자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전자가 차기 아이폰 및 맥북 등 애플의 제품에 칩과 디스플레이 등을 공급하기로 하는 등 부품 공조를 강화함에 따라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들의 입지가 줄어들게 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애플의 CEO 팀 쿡이 전 CEO였던 고 스티브 잡스의 생전부터 이어져오던 삼성전자와의 모든 특허관련 분쟁을 종료하기로 선언한데 이어 이번 부품 공급 계약으로 양사간 ‘윈-윈’ 공조체제가 형성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삼성전자는 차기 아이폰 메인 프로세서 칩과 애플 모바일 기기의 디스플레이를 생산하기로 계약을 맺었으며 이를 위해 140억달러 규모의 신규 공장과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세계 1위이자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1위인애플을 고객으로 삼음으로써 주력 업종이었던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위축된 무선사업 부문에서의 매출및 수익 하락을 만회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애플로서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세계 최고의 입증된 기술력과 규모를 보유한 삼성전자로부터 부품 공급을 받게 됨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우위를 지켜나갈 수 있게 됐다. 두 기업 모두 서로 득이 되는 동맹이라는 것이다.

반면, 삼성과 애플의 공조의 최대 희생양이 된 것은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경쟁을 벌이던 대만의 TSMC나 미국 칩설계업체 퀄컴, 메모리부품 제조사 샌디스크 등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차기 아이폰의 모바일 칩을 공급한다는 계약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회사는 아이폰6에 부품을 공급했던 TSMC로 이미 투자 축소 계획을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실적에서 반도체 부문이 호조를 기록하고 향후 대규모의 투자를 계획 중인 삼성전자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웨드부시증권의 애널리스트 베스티 반 히스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놀라운충격파를 던지며 삼성이 칩 제조시장으로 귀환했다”며 “삼성은 모든 부문에서 엄청난 투자를 하고있다”고 말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등에 부품을 공급해왔던 메모리 칩 제조업체 샌디스크도 위기를 맞았다. 샌디스크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샌디스크는 낮은 판매가와 생산 지연, 고객의 이탈을 그 이유로 꼽았다. 샌디스크로부터 이탈한 최개 고객이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PC시리즈인 맥 제품의 플래시 드라이브 공급업체를 샌디스크에서 삼성전자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라덴버그 탤먼의 애널리스트 대니얼 아미르는 “삼성과 맞서 경쟁하는 것은 결코 쉽지않다”며 “삼성은 샌디스크로부터 애플을 빼앗아갔다”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샌디스크의 매출 중 19% 정도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었다.

뿐만 아니라 삼성전자가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에 자사의 AP를 탑재함으로써 그동안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부품 공급사 중 하나였던 퀄컴도 이미 타격을 입었다.

시장조사분석기업인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 두 기업이 구매하는 칩은 전세계 생산량의 17%를 차지한다. 또 IDC의분석에 따르면 판매량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40%를 두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부품 시장에서 최대의 큰 손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둘의 부품 동맹이 경쟁자들을 궁지로 몰아넣고 판을 흔드는 파급 효과를 빚고 있다는 것이는 것이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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