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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최악 청년 취업난, 젊은이들 ‘결혼관’도 바꿨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청년들의 결혼관도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결혼이 더이상 필수가 아니라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배우자들의 조건을 보는 구혼자의 눈도 갈수록 깐깐해지고 있다. 

원하는 ‘결혼 스펙’에 충족하는 배우자가 없다면 굳이 결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기 대문이다.

이같은 경향을 반영해 성혼율을 높이려는 결혼정보업체들이 요구하는 회원자격 요건도 더욱 엄격해졌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1000명 당 혼인건수로 국제적인 비교 수치가 되는 조(粗)혼인율이 6건에 불과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보다 0.4건 줄은 수치다. 지난해 총 혼인 건수는 30만5500건이었다. 

극심한 불황과 구직난 속에 연애ㆍ결혼ㆍ출산ㆍ내집마련ㆍ인간관계를 포기했다는 소위 ‘5포 세대’가 늘어나고 있는 탓도 있지만, 까다롭게 조건을 따지며 만족스러운 배우자를 만나지 못할 경우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젊은이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결혼정보업체들은 이같은 추세에 맞춰 회원 가입 조건을 갈수록 엄격하게 만들고 있다. 웬만한 자격으로는 성혼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결혼정보업체 B사는 키나 몸무게, 학력 등을 따지는 것은 물론, 남성의 경우 재직증명서, 원천징수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한다. 

본인 소유 주택이 있을 경우에는 등기부등본을 열람하는 인증 과정까지 거친다. 건강상의 이유로 약물을 복용하는지, 정신병력은 없는지 등도 가입 기준에 포함된다.

남성의 경우 “체중 90kg 이상이나 신장 168cm 이하는 회원으로 받지 않는다”는 업체도 있다.

결혼정보업체 관계자는 “고객들의 요구가 갈수록 까다로와지고 있다”며 “성혼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이처럼 철저한 조건 관리와 인증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배우자조차도 사회 계층적 지위와 같은 조건을 내 걸고 맞춤형 서비스를 기대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합리적이라고 말하기보단 계산적인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jinlee@heraldcorp.com



*웨딩전시회 사진[헤럴드경제DB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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