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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남주 기자의 허튼소리] 수도권대기환경청에 박수를…
[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우리나라 사람들 ‘□□□□데이’ 정말 좋아합니다. 그런데 요즘 숫자를 보고 지어내는 ‘○○○○데이’가 무척 많아졌습니다. 그렇다면 5월 2일은 무슨 ‘◇◇데이’일까요. 예. 바로 ‘오이데이’, ‘오리데이’라고 부릅니다. 아라비아 숫자 ‘5’와 ‘2’의 발음이 비슷한 데서 지어낸 국정 불명의 기념일이지요.

‘3’자가 두개나 들어간 3월 3일을 ’삼겹살 데이‘, ‘1’자가 네번 반복되는 11월 11일을 ‘빼빼로데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합니다. 물론 이같은 기념일은 먹거리 관련업종에 종사하는 기관이나 기업들이 소비 촉진을 위해 만든 기념일이 대부분입니다. 일종의 상술이지요.

‘오리데이’, ‘오이데이’로 통하는 5월 2일도 ‘데이 마케팅’으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농협 하나로마트와 수도권 유통센터에선 이날 오리고기와 오이를 20∼30% 할인 판매합니다. 소비자가 몰릴 것으로 전망되자 농협측에선 오리고기와 오이 물량을 평소보다 20%가량 늘려 준비했다고 합니다. 

솔직히 억지 춘향격으로 만든 ‘오리데이’, ‘오이데이’가 신토불이 농축산물 소비촉진에 일조한다고 하니 손가락질할 게 아니라 권장해야 할듯합니다. 그런데 농협에서 ‘오리데이’, ‘오이데이’로 부르는 5월 2일을 색다른 기념일로 부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수도권지역 환경을 담당하는 수도권대기환경청입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에선 5월 2일이 ‘푸른 하늘의 날‘로 통합니다. ’5‘와 ‘2’자가 산소 분자식 ‘O2’의 발음과 비슷해서 깨끗한 공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자 이날을 ’푸른 하늘의 날‘로 지정했다는 게 환경청 측의 설명입니다.

‘푸른 하늘의 날’이라는 이름처럼 이 날은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시민 3000여명이 참여하는 다채로운 환경보호 프로그램이 펼쳐집니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기우 경기도 부지사, 마라토너 이봉주 등 유명 인사들도 함께 한다고 합니다.

수도대기환경청에선 이날 푸른하늘 만들기 응원 퍼포먼스, 제7회 하늘과 사람 사진공모전 시상식 등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며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벌였습니다. 대기오염이동측정차, 푸름이 이동환경교실, 친환경운전 시뮬레이션, 환경보건교실 등이 그 것입니다.

송형근 수도권대기환경청 청장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는 시민들이 맑은 공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 푸른하늘 만들기에 동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블랙데이’ 등 그동안 우리는 수 많은 ‘☆☆☆데이’를 만났습니다.

그럴 때마다 국적불명의 기념일이라며 손가락질해고 무차별적으로 비난의 화살을 쏟아냈습니다. 데이마케팅을 벌이는 기관이나기업들이 ‘□□□데이’를 열면서 조심스러워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수도권대기환경청이 5월 2일을 지칭해 만든 ‘푸른 하늘의 날’은 다른 것 같습니다.

‘푸른 하늘의 날’은 상술적 성격이 전혀 없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교육적인 포퍼먼스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입니다. 단순한 아라비아 숫자 ‘5‘와 ‘2’에서 환경보호의 교육적 가치를 찾아낸 수도권대기환경청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냅니다.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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