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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당신은 몰랐던 창조의 디즈니
영상접목 살아움직이는 애니메이션 구현
20세기 혁신가 월트디즈니 창업주
철저한 친절교육등 깐깐함이 성공비결

미키마우스·엘사등 캐릭터 세계적 사랑
영화·디즈니랜드등 콘텐츠파워 여전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ㆍ김현일 기자]2013년과 2014년 전세계 14억명이 넘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가장 많이 ‘체크인(check in)’한 곳은 모두 ‘디즈니랜드’였다. 인스타그램에서도 디즈니랜드는 지난해 가장 자주 셀피(Selfie)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1955년 문을 연 지 올해로 60년째. 디즈니랜드는 SNS에 방문 사진을 올려 기념하고 싶은 최고의 장소다.

디즈니의 브랜드 가치도 건재하다. 포브스 기준으로 전세계 14위, 브랜드 가치는 274억 달러(약 29조3400억원)다. 시가총액은 1428억 달러(약 153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빌리어네어 명단 가운데 ‘디즈니’ 성을 가진 인물은 찾아볼 수 없다. 애니메이션과 영화, TV채널, 디즈니랜드와 디즈니월드, 디즈니스토어까지 콘텐츠 제국, ‘디즈니’를 움직이는 이는 누굴까. 


놀랍게도 디즈니의 대주주는 애플의 창업자 고(故) 스티브 잡스의 부인 로렌 파월 잡스다. 순자산 205억 달러.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 가운데 한명인 그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애플보다 디즈니에 투자한 규모가 더 크다. 그는 디즈니의 지분 7.7%를 보유 중이다. 개인 가운데선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겨울왕국’의 성공으로, 올 초 디즈니 주가가 급상승하자 로렌 파월 잡스의 순자산도 10억 달러 이상 늘어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잡스의 디즈니 지분은 창업주 월트 디즈니의 후손들보다도 많다. 디즈니는 두 딸이 있었다. 2013년 사망한 다이앤 디즈니 밀러는 그의 친딸이었고 셰인 디즈니는 그가 입양한 딸이었다. 최근 셰인의 두 딸이 가족 신탁에 어머니 몫이었던 4억 달러에 대한 상속 소송을 벌여 세간의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잡스 일가가 디즈니의 대주주가 된 것은 디즈니가 픽사를 인수하면서다. 그러나 단순히 인수합병으로 투자관계를 설명하기에는 각사의 창업주는 여러모로 닮았다. 디즈니와 잡스 모두 아이디어를 현실화한 훌륭한 이야기꾼이었으며 그 자신이 회사의 상징이 됐다. 잡스 이전에 디즈니가 있었던 셈이다.

월트 디즈니는 20세기 혁신가였다. 2차원이던 만화를 3차원의 세계로 옮겨왔다. 영상 기술을 애니메이션에 접목시킨 것은, PC를 휴대폰 속에 넣은 것만큼이나 당시로선 파격이었다. 이후에는 애니메이션을 현실에 구현해내는 ‘디즈니랜드’를 세웠다. 


깐깐한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는 것과 그 성향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도 둘의 공통점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양아버지인 기계 수리공 폴 잡스가 ‘세밀함에 대한 중요성’을 가르쳐줬다고 밝힌 바 있다. 디즈니는 신문배달을 하던 어린 시절 “신문은 자전거에 탄 채 우체통에 던지지 않고 바람에 날리지 않게 현관 앞에 두라. 겨울에는 이중문 안에 넣어둬라”는 아버지의 가르침이 인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전에 고백했다.

실제 오늘날 디즈니를 만든 것은 바로 이 깐깐함에서 나왔다. 디즈니랜드를 돌아다니는 공주들은 많은 관객에게 둘러싸였을 때 최상의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고난도 훈련을 받는다. 몸동작 하나하나와 그 어떤 상황에서든 친절할 수 있도록 전담팀이 훈련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언제든 사인 요청에 응할 수 있도록 캐릭터마다 사인 연습을 하는 것도 물론이다.

이 모든 훈련은 자체교육기관인 ‘디즈니대학’에서 이뤄진다. 모두 1950년대 이뤄진 일이다. 스티브 잡스가 수개월간 신제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했듯, 월트 디즈니도 디즈니랜드 개장 후 불시에 방문해 직접 놀이기구를 타면서 모니터링했다. 정글크루즈 보트의 선장이 하마들이 갑자기 물 위에서 튀어나올 때 깜짝 놀라지 않자, 매일 관객과 마찬가지로 처음 타는 것처럼 모든 선장들의 대사를 손보기도 했다. 절대 불친절한 직원이 없게끔, 모든 교육은 웃음과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고안했다. 교육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환대를 받은 직원들은 친절이 몸에 밸 수밖에 없다는 게 디즈니의 철학이다. 


월트 디즈니의 큰딸 다이앤 밀러는 남편 론 밀러와 아버지 디즈니의 뒤를 이었다. 그들 부부는 월트 디즈니와 함께 디즈니랜드 근처 아파트에 살면서 언제든 직원들과 교류했다. 월트 디즈니사의 최고경영자로 1984년까지 근무하던 사위 론 밀러는 이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스티브 잡스의 절친이기도 한 마이클 아이스너에게 CEO 자리를 물려줬다. 이를 시작으로 디즈니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맞게 된다. 오늘날 부호 명단에서 ‘디즈니’를 보기 어려운 까닭이기도 하다.

현재에도 디즈니랜드는 창업주의 깐깐한 규칙을 지켜나가고 있다. 동심을 지킬 수 있도록 디즈니랜드 캐릭터들은 SNS에 분장한 사진을 올려선 안된다. 또 그 어떤 방문객에게도 “몰라요”라 답해선 안된다. 질문에 대한 답을 모를 때는 신속히 알 만한 직원에게 연락해 답을 주어야 한다. 이에 포브스는 지난해 ‘가장 평판이 좋은 기업’에 디즈니를 구글과 함께 1위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오늘날 디즈니를 만든 가장 큰 힘은 역시 ‘이야기’다. 페이스북의 체크인뿐 아니라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영화 목록을 살펴봐도, 20세기 혁신을 이끈 이야기꾼 디즈니가 여전히 새로운 발상으로 세상을 즐겁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지난해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영화는? 답은 모두가 짐작하는 대로, ‘겨울왕국’(Frozen)이다. 전세계 박스오피스 수입 13억 달러, 디즈니의 영업이익을 46%나 끌어올린 이 애니메이션은 올해 새로운 이야기가 나온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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