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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난과학] 아듀, 메신저…최후의 사진을 담다
[HOOC=이정아 기자] 날개 달린 신발을 신은 전령의 신, 헤르메스(수성). 그의 주위를 4년간 맴돌았던 메신저호에겐 더 이상 남은 헬륨가스 연료가 없었습니다. 1일 기력을 다한 그는 중력에 이끌려 시속 1만4080km 속도로 수성의 표면에 떨어졌죠. 운석처럼 장렬한 최후를 맞이한 것입니다.

미 우주항공국(NASA)는 30일(현지시각) 임무를 마친 무인 수성탐사선 메신저호가 수성 표면과 충돌했다고 밝혔습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 주위를 4년간 4104회 선회했던 탐사선 메신저호. 이 탐사선은 마지막까지도 수성의 표면을 근접 선회하며 최상의 해상력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지구로 전송한 뒤 수성 표면에 부딛쳐 사라진 메신저호와의 교신은 그로부터 14분 뒤에 중단됐죠.

메신저호가 수성 표면에 떨어진 지점으로 추정되는 점. 사진의 윗쪽이 북쪽 방향.(NASA)

무인 수성탐사선 메신저호가 장렬한 최후를 맞이하기 직전 찍은 사진. 가장 마지막 사진이다.(NASA)

메신저호가 표면에 떨어지기 직전에 찍은 최후의 사진엔 수성의 북반구, 지름이 93km에 달하는 크레이터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울퉁불퉁한 표면에 높이 2km의 가파른 언덕들도 한눈에 들어옵니다. 수성이 냉각될 때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언덕들이죠. 수성의 표면이 마치 손에 잡힐 듯 보이는 사진입니다.

메신저호의 충돌로 수성 북위 54도 지점에 만들어진 지름 16m 정도 크레이터. 그 안에 파묻힌 메신저호는 죽은 뒤에도 과학적으로 흥미로운 연구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수성 내부 물질의 우주 풍화 속도를 알려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메신저 미션의 책임 연구자인 션 솔로몬 컬럼비아 대학 레이몬트 도허티 지구 관측소 소장은 “크레이터가 작더라도 근원 물질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다면 중요한 기준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메신저호가 수성 궤도를 돌고 있는 모습 상상도.(NASA)

한편 메신저호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로운 탐사선이 있습니다. 유럽우주기구(ESA)와 일본항공우주청(JAXA)이 공동으로 추진해 만든 수성탐사선 베피콜롬보호가 내년 7월에 지구에서 발사될 예정이거든요. 이 탐사선은 7년 반에 걸쳐 수성으로 날아간 뒤 2024년 수성의 궤도에 도달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수성에 도달한 탐사선은 나사가 1973년 발사한 ’마리너 10호’와 지난 2004년 발사한 메신저호, 단 두 대 뿐입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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