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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투자 통해 이익 사회 환원? 기업소유大 전입금 비율 낮다
재벌-대학, 행복한 동거인가 잘못된 만남인가
기업이 소유 또는 설립했던 대학 중 상당수가 4년제 사립대 평균보다 법인 전입금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교육계 일부에서는 대학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기업들이 오히려 대학을 통해 돈 벌이에 나선 것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9일 대학교육연구소가 가장 최근 자료인 2012년 대학알리미 자료 등을 통해 전국 152개 사립대의 교비 회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사립대의 평균 법인 전입금 비율은 5.2%였지만, 한진그룹 소유 인하대와 한국항공대는 각각 2.2%와 3.9%에 머물렀다.

두산그룹 소유 중앙대는 평균 법인 전입금 비율을 겨우 상회하는 7.4%에 불과했다. 소유 기업이 부도 등으로 정리됐지만, 아직 오너 가(家)에서 대학을 사실상 운영하고 있는 쌍용그룹의 국민대와 대우그룹의 아주대는 각각 2.0%와 3.1%였다.

반면 포스코 소유 포항공대는 48.6%나 됐고, 삼성그룹 소유 성균관대는 18.8%, 현대중공업 소유 울산대는 11.5%로 평균 법인 전입금 비율을 넘어섰다.


법인 전입금 비율은 사립대 재정ㆍ회계 지표 중 하나로, 대학에 대한 법인의 재정 기여도를 보여준다. 등록금 수입ㆍ전입 및 기부 수입ㆍ 교육 부대 수입ㆍ교육 외 수입을 합친 운영 수입 대비 법인 전입금 비율로, 비율이 높을수록 운영 수입이 다양하게 구성돼 등록금 의존율이 낮아지며, 법인의 대학에 대한 재정적 책무성 정도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포스코와 성균관대를 운영하는 삼성과 포스코는 대학을 운영하는 모범적인 기업의 사례로 꼽힌다. 포스코는 1986년 설립한 포항공대에 지금까지 1조원이 넘는 돈을 투자,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시켰다. 2012년 결산 기준 포항공대의 등록금 의존율은 16.4%로 4년제 대학 평균(66.2%)의 4분의 1 수준이다.

삼성도 반도체학과 등 ‘취업 계약 학과’를 설치, 학생들의 취업을 보장하며 교육계 등에서 호평받았다. 해마다 1000억원 이상씩 학교에 투자, 인수 당시 81.1%였던 등록금 의존율을 40%대까지 끌어내렸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법인 전입금 비율이 낮다는 것은 대학에 대한 기업의 지원이 낮다는 것을 의미하며, 일부기업의 경우 대학 법인을 인수할 당시 내세웠던 명분인 투자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삭제된 법인 전입금 비율 등 법인 관련 지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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