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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 와병중 이 총리 사의 수용…여당에 호재?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박근혜<사진> 대통령이 지난 27일 ‘숙제’ 하나를 해결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연루돼 사실상 ‘식물총리’로 전락한 이완구 국무총리의 거취를 매듭지었다. 코앞에 닥친 재보궐 선거를 의식한 새누리당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겠지만, 제한적이나마 여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통령이 와병 중에도 이 총리 거취 문제를 서둘러 정리했다는 점에서 재보선을 앞두고 동정론을 확산시켜 보수표 결집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해외 순방 뒤 위경련과 인두염 증세를 보여 안정이 필요한 상태다. 

이에 대해 야당 일각에선 “박 대통령의 와병이 재보선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강희용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건강 상태 등 신변에 관한 사항은 가급적 밖으로 알리지 않는 것이 관례인데 대통령의 신변 정보를 함부로 공개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국민을 대표하는 야당이라면 대통령의 ‘링거 순방’에 대한 기본 예의는 지켜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야권이 기대했던 박 대통령의 ‘사과 발표’나 ‘입장 표명’은 없었다. 박 대통령의 건강상 이유로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 현 정국에 대한 입장 발표와 후임 총리 인선 같은 현안은 재보선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해외 순방 동안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대통령의 사과 또는 입장표명을 요구하던 상황이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26일 경기 성남 중원 보궐선거 지원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사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이튿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진솔한 말씀을 직접 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부정적이다. 이번 의혹이 진실규명의 대상이지 사과의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기본적으로는 국정 최고책임자의 사과나 유감 표명은 신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이 이 총리 사표를 즉시 처리한 것은 재보선을 의식한 여당의 요구를 일단 받아들인 측면이 크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대통령이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과 표명이나 입장 발표를 하는 것 자체도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입장 표명은 재보선 이후에나 신중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입장 발표는 없었지만 이 총리 문제를 마무리해 제한적이나마 재보선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4곳의 국회의원을 뽑는 재보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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