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가전 ‘제너레이션 6000’ 출시 공격적 행보…“한국 작지만 중요한 시장…삼성 등 무시못할 경쟁자”
[(몰타)=권도경 기자] “한국은 작지만 중요한 시장이다. 삼성전자 등 실력있는 경쟁자들이 있어 배울 것이 많은 시장이기도 하다.”라인하르트 진칸 밀레 경영부문 회장은 24일(현지시간) 몰타에서 열린 ‘IFA 2015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밀레에 한국은 중국과 더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진칸 회장은 “가전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는 매우 중요하다”면서 “어떤 브랜드를 쓰느냐가 바로 그사람을 나타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중시하는데 밀레는 최고의 프리미엄 브랜드”라면서 “그런 측면에서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진칸 회장은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다른 업체보다 한발짝 더 나아가고, 가격으로 따질수 없는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밀레는 최근 프레스티지라인 ‘제너레이션 6000’을 국내에 출시,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1000만원대 제품라인업으로 북미와 유럽, 아시아 부유층을 겨냥해 밀레가 지난해 선보인 최고가 브랜드다. 삼성전자 등 한국 가전업체들이 밀레의 안방인 프리미엄시장을 잠식하자, 밀레는 한단계 수준을 높인 프레스티지 가전시장을 새롭게 연 것이다. 맹추격하는 후발업체들에 대한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진칸 회장은 “삼성ㆍ LG전자 등 한국기업들은 가전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쌓아서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면서 “유럽에서도 한국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TV와 세탁기, 스마트폰 등 거의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한국기업들에 비해 밀레는 가전만 집중하는 만큼 일괄적인 비교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진칸 회장은 지난 1991년 경영부문 회장에 취임해 24년째 밀레를 이끌고 있다. 독일의 프리미엄 가전업체 밀레는 1899년 진칸 가문과 밀레 가문이 공동설립했다. 두 가문이 번갈아 기술 부문과 경영부문 대표를 맡고있다. 특히 독특한 후계자 승계 방식으로 유명하다. 양 가문에서 수십명이 경합을 거쳐 최종 후보에 선정되면 4년 이상 다른 회사에서 경영 실무를 쌓아야 한다. 이후 업무 능력 시험과 최종 면접을 거쳐 후계자로 선정된다.
진칸 회장은 이같은 후계자 선정방식이 가진 장점을 묻자 “(승계에 대한) 이견이나 의혹이 전혀 없다. 경영진 내부에서도 파워 게임 같은 것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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