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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전범에 공물 바친 아베, 나치범죄엔 반성 촉구…과거사 시험대 오르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보스턴을 시작으로 6박 7일의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이번 방미는 과거사 사죄에 대한 일본의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다. 전 세계가 아베 총리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첫 방문지인 보스턴에 도착해 존 F. 케네디 도서관을 방문한 뒤 존 케리 국무장관 사저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아베 총리는 이를 시작으로 방미 일정을 소화한다.

아베 총리는 출국 전 기자들과 만나 “21세기 평화와 번영을 만들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메시지를 내겠다”며 “미 의회 연설에서도 어떤 세계를 만들어갈 것인가 하는 비전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과거사보단 미래에 방점을 두겠다는 발언이다. 


방미 기간에 아베 총리는 수차례 과거사를 언급할 기회를 갖게 된다. 27일에는 하버드대 학생들을 만나 강연이 예정돼 있다. 질의응답 속에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자연스레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날 아베 총리는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 및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 박물관을 방문한다. 특히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아베 총리의 홀로코스트 방문에 대한 해석은 분분하다. 홀로코스트가 파시즘 역사를 반성하는 곳이란 점에서 아베 총리의 방문은 긍정적이지만, 과거사를 제대로 사죄하지 않은 채 ‘면피용’으로만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방문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베 총리는 이번 방미 직전에도 춘계 예대제에 맞춰 1급 전범을 안치한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올해 초에도 아베 총리는 이스라엘 내 홀로코스트 기념관을 방문한 바 있다. 당시는 일본 정부가 군 위안부 문제를 부정해 논란이 거셀 때였다. 일본이 자국의 과거사는 외면하면서 타국의 과거사엔 무릎까지 꿇고 “역사적 교훈을 다음 세대에 전하고 세계 평화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한 데에 한국 등에서 강한 반발이 일었다. 우리 정부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아베 총리의 언행이 진정성 있게 받아들여지려면 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롯, 현존하는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29일 아베 총리는 일본 총리 사상 최초로 미 상ㆍ하원 의회 합동 연설에 나선다. 약 40분간 영어로 진행되며, 미일 관계의 미래상과 세계 평화를 위한 일본의 노력 등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과거사 사죄 여부 및 수위다. 아베 총리는 최근 일본 현지 방송에 출연해 “(과거 담화와) 같은 것이면 담화를 낼 필요가 없다”며 과거사 사죄에 부정적인 의중을 내비쳤다. 외교가에선 아베 총리가 ‘2차대전에 대한 깊은 반성’을 언급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 의회 연설에 앞서 사전 탐색 격이었던 반둥회의 연설에서도 ‘식민지 지배’, ‘사죄’ 등의 언급 없이 “2차대전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는 내용만 언급했다.

미 의회 연설 외에 사사카와 평화재단이 주최하는 토론회도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사사카와 평화재단은 미국 내 일본 이익을 대변하는 재단이다.

이밖에 아베 총리는 한미 정상회담,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협상 관련 공동성명 발표, 실리콘밸리 기업 방문 등을 소화하며, 양국 외교ㆍ국방장관은 27일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결과를 발표해 일본 자위대 역할을 재정립할 예정이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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