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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에 직격탄… 엔저쇼크 2~3년 더간다”
아베 엔화 살포 가파른 하락…日기업 차·선박·LCD 경쟁력 향상
환율 1% 하락땐 한국수출 0.92%
요우커 일본 선호 가능성도…마땅한 대응카드 없어 더 고민



올해 원ㆍ엔 환율이 100엔당 850원대까지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제2 엔저 쇼크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 경제에 엄습하고 있다.

엔저는 기본적으로 한국 수출에 독(毒)이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엔저현상이 일시적이 아닌 최소 2~3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한다. 엔저현상이 이번에 다시 반복ㆍ지속되면 대외의존도가 절대적인 우리 경제의 체질상 수출경쟁력은 크게 추락할 것이 틀림없다. 특히 일본과는 경합품목이 많아 가격에서까지 밀리면 우리 수출업체의 채산성은 악화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관광수지도 먹구름이다. 상대적으로 원화 값이 올라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중국인관광객(요우커)도 엔저현상으로 한국 명동보다 일본 도쿄 쇼핑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23일 100엔당 원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06원 오른 903.04원을 기록했다. 전날 대비 소폭 상승 마감이었지만 이틀 동안 902~903원 수준에서 머무르며 2008년 2월 29일(마감 기준 895.57)이후 7여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6원 오른 10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엔환율은 세계금융위기 전인 세계 금융위기 전인 2008년 초ㆍ중반기에 900~1000원 수준에서 움직였지만, 2008년 하반기부터 2012년 말까지 1200~1600원선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12년 12월 집권하면서 엔화가치는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윤전기를 통해 화폐를 무제한으로 찍어내 디플레이션과 엔고 현상을 탈출하겠다”고 장담하더니 이를 실행했다.

이후 원엔 환율은 2013년 1100~1200원선에서 지난해 상반기 1000원대에 이어 후반기 900원대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이 올해 850원, 내년 800원 등으로 엔저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인 수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아베가 오는 2017년까지는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칠 것이어서 엔저현상은 앞으로 2~3년 더 갈 것”이라며 “특히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을 감안해 엔저 현상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지난 2년동안 이어진 엔화 약세로 수익성을 회복한 일본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인 가격 인하에 나서거나 마케팅을 강화할 가능성을 지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선박, LCD, 석유 등이 가격경쟁력에서 크게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대일 수출비중은 전체 수출액의 5.6%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6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원엔 환율이 1%하락할 경우, 우리나라 총 수출은 0.92% 감소한다. 한국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일본 제품에 우리 제품이 밀려 한일 교역시장과 제3국 시장에서 우리 수출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엔저약세에 따른 우리나라 수출 영향은 지난해까지 없었지만 올 들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시장에서 자동차산업을 비롯한 일부 산업이 타격을 받고 있는 증후가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만약 엔저현상이 지속되면 우리 역시 양적완화를 적극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는 제한적이어서 결국 기업들의 애로가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문숙 기자/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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