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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ㆍ엔 환율 900원선 붕괴, 7년 2개월 만에 최저…기업실적 장담 못한다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원ㆍ엔 환율이 7년 만에 최저치를 찍으면서 가뜩이나 허덕이고 있는 국내 경제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특히 최근 원ㆍ엔 환율은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는 반면, 국내 경제는 여전히 주춤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원ㆍ엔 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 2008년 2월 28일 889.23원(종가 기준) 이후 7년 2개월만이다.

2012년 6월까지만 해도 100엔당 1500원대를 기록했던 원ㆍ엔환율이 떨어진 데에는 양적완화를 기반으로 한 일본의 확장적 경기부양 정책인 아베노믹스 영향이 크다. 여기다 최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2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원화 강세를 이끈 것도 엔화 약세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엔화의 지속적인 약세 흐름은 당장 국내 수출기업 실적에 ‘적신호’를 키우고 있다. 한국은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아 환율에 따라 적지 않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 상장기업들은 엔저를 앞세운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에 밀려 지난해 1.4% 성장하는 데 그쳤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원ㆍ엔 환율이 올해 연평균 900원선으로 떨어지면 기업들의 총 수출은 지난해보다 8.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경제는 되살아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에 있다. KR선물은 23일 한국 외환시장 전망에서 “이번의 하락은 일본의 경제가 살아나고 한국 경제가 아직은 주춤해져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우려감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이와 관련 “미국의 확실한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기 전까지는 위험거래가 증가해 원화가 엔화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언제까지, 어느 정도까지 이런 추세가 계속될지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10년 전에도 원ㆍ엔 환율이 910원에서 1년 8개월 정도 걸려 740원까지 내려갔다가 국제금융 위기가 터지면서 그 포지션이 청산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면 추세 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원ㆍ엔 환율이 900원선 밑으로 떨어진 것과 관련, 직접적인 반응을 자제하면서 환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원ㆍ달러 환율을 반영하면 원ㆍ엔 환율은 아직 100엔당 904원 수준”이라며 “NDF 달러 환율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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