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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랙아웃 생생한데…전력과잉이라니…
2011년 정전사태후 잇단 허가
2020년 여유전력 30% 넘을듯
값싼 원전·석탄발전소 먼저 가동
일부 LNG복합발전소 개점휴업



전기가 남아 돈다. 앞으로는 더 남아돌게 된다. 엘리베이터는 물론 수족관과 냉장고까지 멈추는 대규모 정전사태(블랙아웃)가 불과 3년 전인데 어찌된 일일까.

들쭉날쭉 대증요법 정책이 불러온 결과다.

정부는 2011년 9월15일 엘리베이터는 물론 수족관과 냉장고까지 멈추는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나자 대책마련에 부심했다. 그래서 나온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원자력, 석탄화력, LNG발전 건설을 대규모로 허가해줬다. 


이듬해부터 전국 전역에 발전소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해 2024년에는 2013년말보다 발전설비용량이 51%나 늘어날 예정이다.

여유전력을 뜻하는 설비예비율도 2011년 4.1%에서 현재 건설중인 발전소가 모두 완공되는 2020년에는 30%를 넘어서게 된다. 정부와 학계가 추산하는 적정예비율 12~15%보다 배이상 높은 수치.

과잉의 부작용은 벌써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석탄과 원자력 발전이 무분별하게 늘어나자, 가격경쟁력이 낮은 LNG발전과 신재생에너지가 고사상태에 처했다. 인천 서구의 LNG복합발전소는 올 들어 설비의 절반이상이 멈춰있다. 2011년 블랙아웃 사태 때 80%를 웃돌던 가동률은 40% 초반까지 추락했다.

현재 정부방침이 지속된다면 LNG 이용률은 지난해 66.5% 수준에서 2022년에는 17%까지 떨어지게 된다. 신재생에너지 설비도 올해 1613MW에서 2024년에는 1590MW로 오히려 줄어들 전망이다. 숭실대 김광인 교수는 “수요처에 인근한 LNG발전이 없어지면 석탄화력과 원자력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이송하기 위해 송전선로를 지금보다 2배이상 늘여야 한다”고 말했다.

석탄화력 발전소가 늘어나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도 또다른 문제다.

실제로 인천시는 영흥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을 반대하는 시민들의 반대 목소리로 골치를 앓고 있다. 석탄화력의 온실가스 배출계수가 LNG의 2.5배에 달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 초 온실가스 배출량을 엄격히 규제하는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했지만, 한편으로는 온실가스를 내뿜는 석탄화력발전소를 확대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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