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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미의 무비 for U] 마블 팬들을 위한 특급 선물, ‘어벤져스2’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베일을 벗은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어벤져스2’)는 과연 진수성찬입니다. 전작 ‘어벤져스’의 제작비(2억 달러)를 뛰어넘는 2억5000만 달러가 투입된 만큼, 한층 커진 스케일과 화려한 볼거리를 내놨습니다. 초능력자 ‘스칼렛 위치’와 ‘퀵 실버’ 등 새로운 캐릭터들이 투입되면서 전투 장면도 전작보다 화려해졌죠. 여기에 영웅들의 갈등과 실수, 두려움 등 인간적인 고뇌까지 담아 한층 드라마틱한 속편을 완성했습니다. 

‘어벤져스2’는 ‘로키의 창’을 찾기 위해 어벤져스가 히드라 기지를 공격하는 장면에서 출발합니다. 오프닝부터 전작의 영웅들이 총출동해 숨가쁜 액션을 펼칩니다.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지략과 유머는 여전하고, ‘블랙 위도우’(스칼렛 요한슨)의 전투력은 한층 강해졌습니다. 캡틴 아메리카(크리스 에반스)와 토르(크리스 헴스워스)가 방패와 망치를 부딪혀 스파크를 일으키면, 적들은 낙엽처럼 나뒹굴며 쓰러집니다. 헐크/브루스 배너(마크 러팔로)는 ‘적의 벙커를 처리해달라’는 블랙 위도우의 주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돌진, 벙커를 모래성처럼 무너뜨립니다. 가장 인상적인 액션 시퀀스는 ‘헐크 버스터’와 헐크의 대결입니다. 스칼렛 위치의 염력에 걸려든 헐크가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자, 아이언맨은 업그레이드 된 수트로 무장한 ‘헐크 버스터’로 변신해 그를 제압하러 나섭니다. 두 덩치의 육탄전은 고층빌딩과 시민들이 밀집한 요하네스버그를 배경으로 펼쳐지며 긴장감을 더합니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영웅들의 딜레마에 주목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아이언맨은 동료들이 죽는 환각을 경험한 뒤 ‘울트론’ 개발에 나섭니다. 프로그램 오류로 탄생한 울트론이 인류를 평화의 적으로 여기면서 갈등이 시작되죠. 인공지능이 스스로를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로 믿으며, 자신을 창조한 인간을 공격하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이 펼쳐집니다. 이 과정에서 어벤져스 안에서도 균열이 감지되죠. 브루스 배너는 또 다른 자아인 ‘녹색 괴물’(헐크)의 광기에 불안을 느끼던 중, 이성을 잃고 민간인을 공격한 뒤 자괴감에 빠집니다. 또 어벤져스는 전쟁이 벌어지기 전 방어 수단을 만드는 것이 옳은 일인지, 되려 평화를 위협하는 일인 지를 두고 갈등하기도 합니다. 아이언맨이 울트론에 맞설 또 다른 인공지능 ‘비전’ 개발에 나서자,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는 “시작되지도 않은 전쟁을 이기려고 하면 모두가 죽는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영화의 4분의 3 지점, 울트론이 닥터 조(수현 분)의 연구실에 들이닥치며 ‘어벤져스2’는 서울로 무대를 옮깁니다. 호크 아이(제레미 레너 분)의 전투기가 상암동 MBC 신사옥의 조형물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날아가고, 블랙 위도우와 캡틴 아메리카는 울트론을 추격하기 위해 강남대로와 강남역 뒷골목을 누빕니다. 사실 영화 팬들은 한국의 어디가 얼마나 나왔는 지에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입니다. ‘O족발’이니 ‘김밥OO’ 등 낯익은 간판이 순간 반가운 정도죠. 한국 배우 수현의 출연 분량이나 존재감에 대한 지나친 기대도 영화에 대한 몰입을 해칠 수 있습니다. 수현은 블록버스터의 일반적인 조연 비중으로, 무난하게 할리우드 데뷔 신고식을 치릅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후속편을 예고하는 또 다른 적의 등장으로 영화를 마무리합니다. 1, 2편을 연출한 조스 웨던 감독이 메가폰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한 상황에서, 어떤 속편이 탄생할 지는 미지수입니다. 다만 이번 시리즈에 대한 팬들의 만족감이 클 수록, 3편에 대한 우려 반 기대 반의 관심도 더 높아지겠죠.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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