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일간지 ‘Le Temps’은 최근 미술품 가격 폭등에 관한 기사에서 그 원인을 네 가지로 들었다.
첫째, 고가의 그림을 살 수 있는 부자가 늘었다. 2014년 UBS와 <웰스-X>가 집계한 억만장자 통계를 보면 2013년 7월부터 2014년 6월 사이 전 세계 억만장자(billionaire)는 7% 증가했다. 한해에만 155명이 늘어 총 2325명의 억만장자가 전세계에 포진해 있다.
둘째, 공급 부족이다. 과거의 고전 명작들은 1970년대에 이미 주인을 찾았다. 구매능력이 있는 부자는 늘고, 팔릴 작품은 없으니 가격은 치솟는다. 물론 미술품 중개상들은 유행을 만들어내며 새 시장을 만들어낸다. 1980년대에 일어난 인상주의 작품과 현대미술 작품 유행이 그 예다.
셋째, 경매회사들이 천명한 ‘최소가격 보장제’도 한 이유다. 경매회사들은 작품 확보를 위해 최소가격 보장제를 제시하고, 낙찰이 되지 않으면 자기들이 직접 매입하겠다고 약속한다. 소장자들로서는 매력적인 제안이다. 이 과정에서 경매회사가 적잖은 손해를 보기도 한다.
넷째,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주식, 부동산 등 전통적인 투자처들의 매력도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가치 등락이 덜한 미술품이 이 자리를 대신했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의 견해는 갈린다. “미술시장이 너무 커져서 조만간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과 “1조원대 그림도 탄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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